혼자 떠나온 울릉도 여행. 아침부터 서둘러 여객터미널에 도착, 뱃멀미와 싸우며 도착한 섬은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싱그러운 바람까지.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 이 아름다운 섬을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겠나. 숙소 근처 “울릉도” “맛집”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우리식당’. 이름부터 정겹다. 혼밥하기에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은 여객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옅은 회색 벽돌 건물에 ‘우리식당’이라는 간판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간판 옆에는 에어컨 실외기 여러 대가 웅장하게 설치되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몇 개 올라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식당 내부는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일까?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의 활기찬 인사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는 듯했다. 다행히 혼자 왔다고 눈치 주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주시는 사장님 덕분에 긴장이 풀렸다. 메뉴판을 보니 울릉도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꽁치물회, 문어두루치기, 홍합밥, 소라밥…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 끝에, 울릉도에 왔으니 꼭 먹어봐야 한다는 꽁치물회와 문어두루치기를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이 정도는 먹어줘야 제대로 된 “울릉도” “맛집” 탐방 아니겠나?
주문 후, 밑반찬이 하나 둘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했다. 깻잎 장아찌, 취나물 무침, 멸치볶음, 김치 등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향이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역시 “맛집”은 밑반찬부터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꽁치물회가 나왔다. 큼지막한 그릇에 꽁치회와 신선한 채소가 가득 담겨 있었다. 꽁치회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사장님은 꽁치물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처음에는 양념에 비벼 먹다가, 육수를 부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꽁치물회를 맛보니,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꽁치의 신선함과 채소의 아삭함, 그리고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 안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듯했다. 특히 꽁치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맛만 남아있었다. 육수를 부어 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뱃멀미로 힘들었던 속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꽁치물회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드디어 메인 메뉴인 문어두루치기가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에 매콤한 양념과 함께 문어, 돼지고기, 양파, 파 등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얇게 썰린 돼지고기가 꽃처럼 말려져 올라가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냄비가 테이블 위에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더욱 돋우었다.
문어가 질겨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웬걸. 야들야들하게 익혀진 문어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듯했다. 돼지고기 역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매콤한 양념은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혼자 먹기에는 다소 많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젓가락질 덕분에, 결국 냄비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알고 보니 사장님은 다이빙 강사로도 활동하고 계신다고 한다. 울릉도의 아름다운 바닷속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이빙 강습도 진행하신다고. 내년에 울릉도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사장님께 다이빙을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울릉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편안한 분위기와 푸짐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과의 대화는 큰 힘이 되었다. “울릉도”에 다시 오게 된다면, “맛집” ‘우리식당’은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꽁치물회와 문어두루치기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울릉도에는 ‘우리식당’이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