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연락이 닿아, 다 같이 몸보신이나 제대로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지.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한 친구가 자기가 아는 사천 맛집이 있다면서 현지인들만 아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라고 귀띔해주더라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질색인 우리에게 딱 맞는 곳이라나. 친구의 말에 기대감을 안고 곧장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어. 이름은 잊지 못할 “XXX”!
도착하니 과연, 간판부터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포의 풍모를 풍기더라. 요즘 번지르르한 식당들과는 달리, 낡은 듯 정겨운 모습이 어릴 적 할머니 손잡고 드나들던 동네 식당을 떠올리게 했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왁자지껄 웃음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한데 섞여 푸근한 고향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어. 소고기, 국밥, 육회… 하나같이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뿐이잖아!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친구의 추천대로 소고기 모둠과 육회를 시켰어. “여기 소 잡는 날 맞춰 오면 더 다양한 부위를 즐길 수 있다”는 친구의 꿀팁도 잊지 않고 기억해뒀지. 다음에는 꼭 소 잡는 날에 맞춰 와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고기 모둠이 나왔어. 맙소사, 마블링이 촘촘히 박힌 선홍빛 소고기의 자태가 어찌나 곱던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마치 꽃이라도 핀 듯 눈부시더라. 안창살, 토시살, 등심까지…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지.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잖아? 얼른 카메라를 꺼내 ‘찰칵찰칵’ 셔터를 눌러댔어.
사장님께서 직접 불판에 불을 지펴주셨어. 특이하게도 돌판이었는데, 돌판에 구워 먹으면 고기 육즙을 제대로 가둬줘서 훨씬 맛있다고 하시더라고. 돌판이 달궈지자마자, 지체 없이 안창살부터 올려 구웠어.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아, 정말 참기 힘든 순간이었지.

잘 익은 안창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맛이랄까?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지? 육즙은 또 얼마나 풍부한지,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에 정신을 놓을 뻔했어.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이런 말이 튀어나오더라니까.
토시살도 안창살 못지않게 맛있었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지. 등심은 말할 것도 없고.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끝내줬어.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친구들과 연신 “맛있다”를 외쳐댔지.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밑반찬도 집어 먹었어. 깻잎 장아찌, 갓김치, 콩나물무침…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지. 특히 갓김치는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느끼할 수 있는 소고기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더라고. 역시 전라도 밥상은 다르다니까.

소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이번에는 육회가 나왔어. 신선한 붉은 빛깔의 육회 위에 톡톡 터지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지더라.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움에 깜짝 놀랐어. 어찌나 신선한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흘러나왔지.

육회를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잔도 기울이게 되더라.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에 남은 육회의 고소함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잔을 주고받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지.
여기서 끝이 아니야. 이 집의 숨겨진 별미, 바로 소고기 된장찌개가 남아 있었거든! 사장님께서 뜨겁게 끓여낸 된장찌개를 돌판 위에 올려주시는데, 그 냄새가 정말 끝내줬어. 구수한 된장 냄새에 칼칼한 고춧가루 향이 더해져, 침샘을 자극하더라니까.

된장찌개 안에는 소고기, 두부, 호박 등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어.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보니, 깊고 진한 맛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지.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랄까?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서 된장찌개에 말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
옆 테이블을 보니, 된장 샤브샤브를 먹고 나서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된장 샤브샤브라니, 처음 들어보는 메뉴였지만, 왠지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 왔어. 다음에는 꼭 된장 샤브샤브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

배부르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정말 착하더라고. 좋은 품질의 소고기를 이렇게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어. 사장님께 여쭤보니, 매주 월요일마다 직접 소를 잡아오시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식당이 오랫동안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특히 국밥에 들어가는 고기가 워낙 푸짐해서,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시더라고. 어쩐지, 식당 안에 남자 손님들이 많더라니. 알고 보니 어르신들 맛집이었던 거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더라. 마치 고향집에 다녀온 듯 따뜻하고 푸근한 기분으로 식당 문을 나섰어.
“XXX”는 맛도 맛이지만,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곳이야.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 이런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다음에 사천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지. 그때는 소 잡는 날에 맞춰서, 된장 샤브샤브도 꼭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여기 콜라도 병콜라로 판매하더라. 어릴 적 동네 슈퍼에서 사 먹던 그 병콜라 말이야! 왠지 더 시원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소소한 부분까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라 더욱 정감이 갔어.
고기 질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인심까지 후한 “XXX”! 사천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아, 그리고 월요일에 소 잡는다는 사실, 잊지 마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