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출렁다리를 건너는 짜릿함과 함께, 문득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돈까스 맛집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낡은 나무 간판에 정겹게 쓰인 ‘옛날 돈까스’라는 상호가 발길을 이끌었다.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정보를 입수, 서둘러 도착했지만 이미 가게 앞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초등학생 시절 운동회를 마치고 먹던 그 맛을 떠올리며 인내심을 발휘하기로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메뉴판은 단촐했다. 옛날 돈까스와 고구마 돈까스, 치즈 돈까스, 생선까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옛날 돈까스를 주문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이 치즈 돈까스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는 치즈 돈까스도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접시 가득 돈까스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양배추 샐러드, 쫄면, 콩, 옥수수, 마카로니가 함께 나왔다. 돈까스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엄마 손 잡고 경양식 레스토랑에 갔을 때 보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소스는 시판용이 아닌 직접 만든 듯, 은은한 생강 향이 느껴지는 독특한 맛이었다. 느끼할 수 있는 돈까스의 맛을 생강 향이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소스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계피향과 과일향은 이 집만의 비법일 것이다.
쫄면은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돈까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돈까스의 느끼함을 쫄면의 매콤함이 잡아주어,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쫄면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후르츠로 변경해주는 센스도 돋보였다. 밥, 단무지, 깍두기는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푸짐한 양 덕분에 배부르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돈까스는 돈까스와 돈까스 사이, 그 오묘한 경계선에 서 있는 듯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두툼하고 육즙 가득한 돈까스와는 달리, 얇고 바삭한 옛날 스타일의 돈까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맛이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듯한 경험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사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혼잡하다는 점이다. 또한, 좌식 테이블이 있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의 돈까스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었다.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가게 옆에는 글씨체가 비슷한 또 다른 돈까스 집이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같은 가게 같지만, 다른 곳이라고 하니 방문 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주차 공간은 근처 공용 주차장이나 노상 주차를 이용해야 한다.

‘고기가 치즈를 뱉음’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처럼, 치즈 돈까스는 치즈가 정말 듬뿍 들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옛날 돈까스의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가 더 좋았다. 마치 사과를 갈아 넣은 듯한 소스의 은은한 단맛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계산대 옆에 놓인 작은 화분에 눈길이 갔다. 앙증맞은 다육이들이 햇빛을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마치 이 가게의 돈까스처럼, 소박하지만 정겨운 느낌이었다.

최근 옆에 ‘예산돈까스’라는 새로운 가게가 오픈했다고 한다. 이곳은 주차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깔끔한 경양식 돈까스를 판매한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곳도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맛있는 돈까스 덕분에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예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단, 식사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총평: 예산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 옛날 돈까스. 얇고 바삭한 돈까스와 은은한 생강 향이 느껴지는 소스는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푸짐한 양과 착한 가격은 덤. 다만, 식사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