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구 생활 동안, 저는 미지의 맛을 찾아 헤매는 미식 연구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레이더망에 포착된 한 곳. 바로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신안골분식’이었습니다. 닭과 떡볶이의 조합이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 실험 주제인가! 곧바로 연구원 동료들과 함께 맛 탐험을 떠났습니다.
소문대로 웨이팅은 필수 코스였습니다. 12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이미 가게 앞은 인산인해. 붉은 벽돌 건물에 간판은 빛이 바래 있었지만, 그 세월의 흔적에서 왠지 모를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마치 잘 숙성된 김치처럼,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깊은 맛을 낼 것 같은 기대감이랄까요. 웨이팅을 하는 동안, 문득 학창 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신안골분식’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을 자극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저희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테이블은 몇 개 놓여 있지 않은 아담한 공간. 좌식 테이블과 의자 테이블이 섞여 있었고,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솔직히 ‘힙’하거나 ‘세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마치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랄까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떡볶이 끓는 열기와 가스 불 때문에 묘하게 더운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하지만 맛있는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정도 더위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단출했습니다. 닭떡볶이와 그냥 떡볶이. 저희는 대표 메뉴인 닭떡볶이 2인분에 쫄면 사리, 만두 사리를 추가했습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떡볶이가 등장했습니다.

뚜껑을 여는 순간, 강렬한 붉은색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캡사이신이 시각 신경을 자극하며 침샘을 폭발시키는 듯했습니다. 떡, 닭고기, 양파, 파, 그리고 쫄면과 만두 사리까지, 푸짐한 양에 압도당했습니다. 마치 화산 폭발 직전의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떡볶이 국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했습니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떡볶이 국물부터 맛보았습니다. 첫 맛은 달콤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칼칼한 매운맛이 혀를 강타했습니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짜릿함! 단순한 매운맛이 아닌, 기분 좋게 매운 맛이었습니다. 마치 스트레스 해소제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닭고기는 브라질산이라고는 하지만, 떡볶이 양념과 어우러져 잡내 없이 맛있었습니다. 닭갈비와 닭볶음탕의 중간쯤 되는 오묘한 맛이었습니다. 떡은 쫄깃쫄깃했고, 쫄면 사리는 탱글탱글했습니다. 특히 만두 사리는 떡볶이 국물을 듬뿍 머금어, 입안에서 육즙과 함께 터져 나오는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떡볶이를 먹는 중간중간,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직접 담근 김치라고 하는데, 떡볶이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은 떡볶이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연처럼, 떡볶이와 김치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어느 정도 떡볶이를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볶음밥은 셀프입니다. 공기밥을 주문하여 테이블에 놓인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고 직접 볶아 먹어야 합니다.

남은 떡볶이 양념에 밥을 볶으니, 환상적인 비주얼의 볶음밥이 완성되었습니다. 볶음밥을 한 입 먹는 순간, 탄수화물의 향연이 입안 가득 펼쳐졌습니다. 떡볶이 양념의 매콤함과 김가루의 고소함, 참기름의 풍미가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치 마약처럼,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숟가락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현금 결제만 가능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현금 결제라니,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 또한 ‘신안골분식’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랄까요.
‘신안골분식’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닭과 떡볶이의 조화라는 신선한 조합,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매콤달콤한 맛. 비록 위생 상태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고, 서비스도 친절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신안골분식’은 분명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치 츤데레 같은 매력이랄까요.
다만, 닭 냄새에 민감하신 분들은 닭떡볶이보다는 다른 떡볶이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위생에 민감하신 분들이나,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떡볶이를 맛보고 싶다면, ‘신안골분식’은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신안골분식’은 저에게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닭과 떡볶이의 만남이라는 실험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조치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주저 없이 ‘신안골분식’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때는 쫄면 사리 대신 라면 사리를 추가하고, 볶음밥에 단무지를 잘게 썰어 넣어 먹어봐야겠습니다.
총평: ‘신안골분식’은 완벽한 맛집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닭과 떡볶이의 조화라는 독특한 콘셉트, 푸짐한 양, 잊을 수 없는 매콤달콤한 맛. 그리고 무엇보다 정겨운 분위기가 ‘신안골분식’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마치 잘 익은 김치처럼, 투박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신안골분식’. 조치원에 방문하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영업시간: 12:00 – 18:00 (브레이크 타임 없음, 라스트 오더 17:30, 토요일 휴무)
가격: 닭떡볶이 1인분 15,000원 (2인 기준 1인분 + 사리 추가 추천)
팁:
* 웨이팅 필수. 오픈 시간 전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 물, 젓가락, 단무지 등 모든 것이 셀프입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주방 옆에서 가져다 드세요.
* 볶음밥은 꼭 드세요.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고 볶아 먹으면 환상적인 맛입니다.
* 현금 결제만 가능합니다. 방문 전에 현금을 준비하세요.
* 주인 할아버지는 츤데레 스타일입니다. 무뚝뚝하지만 정이 있으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