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떠난 충북 영동. 월류봉의 아름다운 둘레길을 걷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영동은 처음이라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친구가 강력 추천한 돼지갈비 집이 떠올랐다. 이름하여 ‘갑돌갈비’. 왠지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곧장 차를 몰았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낡은 기와지붕을 얹은 고택이었다.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검은색 기와와 나무색이 조화된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대문 앞에는 덩굴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차장은 따로 없어 주변 길가에 차를 세워야 했지만, 이 정도의 불편함은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한 작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돌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마당에는 큼지막한 화분들이 놓여 있었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간이 정원도 눈에 띄었다. 한쪽 벽에는 TV 방송 출연을 알리는 커다란 광고판이 붙어 있었다. 2020년 12월 25일에 방영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백반기행’에 소개된 맛집이라고 했다. 허영만 화백도 다녀갔다니, 맛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룸으로 안내받았다. 10명 정도 넉넉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생갈비, 양념갈비, 고추장갈비, 간장갈비 등 다양한 종류의 갈비가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인기 있다는 생갈비와 뼈있는 고추장 갈비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파릇한 상추와 깻잎, 새콤달콤한 파절이, 아삭한 백김치, 짭짤한 멸치볶음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시골된장으로 끓였다는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갈비가 등장했다. 숯불 위에 올려진 생갈비는 치이익 소리를 내며 맛있게 익어갔다. 핏기가 가시자마자 한 점을 집어 소금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황홀하게 느껴졌다. 신선한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육즙은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과장 없이, 정말 최근에 먹은 고기류 중에 최고였다.
사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생갈비는 너무 많이 익히면 맛이 없으니, 적당히 익혀서 드세요”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덕분에 최상의 상태로 생갈비를 맛볼 수 있었다. 상추에 파절이와 마늘, 쌈장을 넣어 푸짐하게 쌈을 싸 먹으니, 그 맛은 가히 천상의 맛이었다. 곁들여 나온 김치는 적당히 익어 갈비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뼈있는 고추장 갈비였다.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이는 붉은 양념이 뼈에 잘 배어 있었다. 불판 위에 올려진 고추장 갈비는 매콤한 향을 풍기며 순식간에 익어갔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달콤한 양념 맛이 혀를 즐겁게 했다. 특히 뼈에 붙은 오돌뼈는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뼈있는 고추장 갈비는 갑돌갈비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에 쫄깃한 면발이 담겨 나왔다. 고추장 양념을 살짝 풀어 후루룩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갈비와 함께 먹는 냉면은 최고의 조합이었다. 짭짤하고 기름진 갈비와 시원하고 매콤한 냉면의 조화는 입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갑돌갈비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고기의 질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푸근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오래된 가옥이라 위생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왠지 모르게 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인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영동에서 돼지갈비 맛집을 찾는다면, 갑돌갈비를 강력 추천한다. 한옥에서 즐기는 특별한 식사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생갈비와 고추장 갈비를 마음껏 즐겨야겠다. 영동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갑돌갈비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영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갑돌갈비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영동은 내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충청북도 영동에서 맛본 갑돌갈비, 그 특별한 경험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미식 로드에 빛나는 한 페이지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