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조용히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시간을 꽤 즐기는 편이다. 북적거리는 분위기도 좋지만, 가끔은 오롯이 음식에만 집중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은 레이더를 풀가동하는데, 최근 내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있었으니, 바로 분당 모란역 근처에 위치한 “스시태리”다.
사실 오마카세는 혼자 가면 괜히 민망할까 봐 망설여질 때가 많다. 하지만 스시태리는 후기를 찾아보니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라는 평이 많았다. 셰프님이 친절하게 말도 걸어주시고, 무엇보다 음식이 정말 맛있다는 이야기에 용기를 내어 방문해보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가성비’라는 단어가 따라붙는 곳이라니, 혼밥러의 지갑 사정을 고려했을 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퇴근 후, 지하철에서 내려 스시태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모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깔끔한 외관이 눈에 띄었다. 드디어 혼밥 성지 순례의 시작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 펼쳐졌다. 아늑한 조명 아래, 나무 소재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더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시간은 손님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했다. 셰프님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하며 예약 여부를 확인했고, 곧바로 바 테이블 자리로 안내해주셨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짐을 풀고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젓가락, 간장 종지 등이 가지런히 놓였다.
오마카세는 런치와 디너 코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나는 런치 오마카세를 선택했다. 런치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알차다는 후기를 많이 봤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다. 잠시 후, 셰프님이 직접 요리를 시작하셨다. 칼질 소리, 도마 소리, 셰프님의 나지막한 설명이 공간을 채웠다. 마치 나만을 위한 작은 공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차완무시였다. 부드러운 계란찜 위에 은행, 새우, 버섯 등이 올라가 있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은은한 다시마 향과 함께 재료 본연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차완무시로 입맛을 돋우니, 다음 요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음으로는 신선한 사시미가 등장했다. 광어, 연어, 참치 등 다양한 종류의 사시미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사시미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셰프님은 각 생선의 특징과 함께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먼저 광어는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연어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참치는 고소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셰프님이 추천해주신 대로 와사비를 살짝 올려 간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사시미를 음미하고 있을 때, 셰프님은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능숙한 칼솜씨로 생선을 손질하고, 정성스럽게 밥을 쥐어 초밥을 만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인의 손길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시가 나왔다. 도미, 광어, 연어, 참치, 새우 등 다양한 종류의 스시가 차례대로 제공되었다. 밥알의 온도, 생선의 숙성 정도, 와사비의 양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스시는 참치 뱃살 스시였다. 셰프님이 직접 훈연한 참치 뱃살은 입에 넣는 순간, 훈제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기름진 뱃살과 톡 쏘는 와사비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단새우 스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탱글탱글한 단새우의 식감과 달콤한 맛은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스시를 먹는 동안, 셰프님은 스시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덕분에 스시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스시를 먹고 나니, 따뜻한 장국이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장국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장국을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니, 다음 요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샘솟았다.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튀김이었다. 새우튀김과 야채튀김이 나왔는데, 튀김옷이 어찌나 얇고 바삭한지,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사삭’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지만, 속은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새우튀김은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고, 야채튀김은 신선한 야채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튀김을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튀김을 먹고 나니, 따뜻한 미니 우동이 나왔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우동은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했다. 쫄깃한 면발과 함께 유부, 김, 파 등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우동 국물을 들이켜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코스인 디저트가 나왔다. 녹차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쌉싸름한 녹차 맛과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훌륭했다.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디저트였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오늘 먹었던 음식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봤다. 신선한 재료, 셰프님의 정성,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셰프님은 “오늘 식사는 어떠셨어요?”라며 친절하게 물어봐 주셨다. 나는 “정말 맛있었어요! 혼자 와서 먹기에도 너무 편안하고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셰프님은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스시태리에서의 혼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셰프님의 친절함,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카운터석이 마련되어 있어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게다가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의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이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스시태리를 강력 추천한다. 혼자라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곳, 스시태리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는 디너 오마카세를 먹으러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