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코끝을 간지럽히는 묵직한 중식의 향이 이끌어 발걸음을 옮긴 곳은 부산대병원 인근의 ‘리안’이었다. 병원 근처에서 가장 고급스럽다는 평에, 호텔 출신 셰프의 요리 솜씨를 집 앞에서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져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골목길에 위치해 주차는 다소 불편했지만, 그 정도의 수고는 맛있는 식사를 위한 작은 투자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감수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는 은은한 조명 아래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인테리어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여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에서 이미 동네 맛집으로서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짜장면, 짬뽕과 같은 기본적인 메뉴부터 류산슬, 멘보샤 등 다채로운 요리까지, 풍성한 구성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흑미로 만든 면을 사용한 메뉴였다. 건강까지 생각한 세심함이 느껴져 더욱 기대가 되었다. 잠시 고민 끝에 짬뽕과 탕수육, 그리고 볶음짜장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른 것은 짬뽕이었다. 짙은 주황색 국물 위로 싱싱한 해산물과 채소가 풍성하게 올려져 있었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는 순간, 깊고 진한 풍미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단순히 매운맛이 아닌, 다양한 재료에서 우러나온 복합적인 맛이 혀끝을 감쌌다. 담백하면서도 진한 국물은 여느 짬뽕과는 차별화된 깊이를 선사했다. 면은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 살아있어, 국물과의 조화가 훌륭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그 또한 별미였다. 짬뽕 한 그릇으로 면과 밥, 두 가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어서 탕수육이 등장했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탕수육 한 점을 입에 넣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으며,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소스는 너무 시거나 달지 않고,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하여 탕수육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다만, 양이 다소 적게 느껴진 점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볶음짜장이 나왔다. 일반 짜장면과는 달리, 면과 소스가 따로 제공되었다. 볶음짜장 소스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빛깔을 뽐냈다. 새우, 버섯 등 다양한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면 위에 볶음짜장 소스를 듬뿍 부어 비벼 먹으니, 입안 가득 풍미가 퍼져나갔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소스는 볶음 요리 특유의 불맛과 어우러져 깊은 맛을 냈다. 면발은 쫄깃했고, 재료들은 신선했다. 특히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볶음짜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음은 물론 마음까지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리안’은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음식 맛은 전반적으로 훌륭했지만, 특히 짬뽕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탕수육은 바삭하고 촉촉한 식감이 좋았지만, 양이 조금 아쉬웠다. 볶음짜장은 풍성한 재료와 불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훌륭했다.
‘리안’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서비스였다. 직원들은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했고,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장님 또한 인상이 좋으셨고,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골목길에 위치해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또한, 화장실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겨울철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이다. 짜장면, 짬뽕 등 일반적인 메뉴도 다른 중국집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안’은 부산에서 맛있는 중식을 맛보고 싶을 때, 기꺼이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는 곳이다. 퀄리티 높은 요리와 친절한 서비스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방문 시에는 류산슬, 멘보샤 등 다른 요리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흑미로 만든 면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리안’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미각을 깨우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부산대병원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리안’에서 격조 높은 중화요리를 맛보며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시 ‘리안’의 문을 열고 들어설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 날에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풍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리안’은 내게 단순한 중식당이 아닌, 맛집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