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푸근한 의왕 백운산 자락, 추억이 깃든 산촌누룽지백숙 맛집 나들이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솥뚜껑 열리는 소리, 장작 타는 냄새, 마당에서 꼬꼬댁거리는 닭 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지곤 했지. 오늘은 그런 푸근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의왕 백운산 자락에 숨어있는 산촌누룽지백숙에 다녀왔어. 요즘처럼 입맛 없을 때, 뜨끈한 누룽지 백숙 한 그릇이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니까.

의왕 톨게이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산촌누룽지백숙은 대중교통으로 오기엔 조금 힘들지만, 넓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으로 오기엔 딱이야. 백운산 자락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여기라.

산촌누룽지백숙 식당 내부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산촌누룽지백숙 내부.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주말 점심시간에 맞춰 갔더니 역시나 북적북적. 넓은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어. 테이블 자리도 있고,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보던 정겨운 좌식 자리도 있더라. 나는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자리에 자리를 잡았지.

메뉴는 아주 심플해. 누룽지 닭백숙, 누룽지 오리백숙, 그리고 쟁반 막국수. 딱 세 가지 메뉴만 전문적으로 한다는 거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왠지 닭이 땡겨서 누룽지 닭백숙을 시켰어. 가격은 작년보다 조금 올랐지만, 그래도 이 정도 맛과 분위기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렸던 누룽지 닭백숙이 커다란 쟁반에 푸짐하게 담겨 나왔어. 뽀얀 국물에 잠긴 닭 한 마리와 쫀득해 보이는 누룽지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비주얼이라. 갓 버무린 겉절이와 잘 익은 갓김치, 아삭한 깍두기까지, 밑반찬도 푸짐하게 차려지니, 마치 시골 할머니 댁 밥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

누룽지 닭백숙 한상차림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누룽지 닭백숙 한상차림. 푸짐한 밑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닭다리 하나를 큼지막하게 뜯어 입에 넣으니,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입에서 살살 녹는 거 있지. 닭고기 자체도 맛있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인삼 향이 닭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는 것 같아. 겉절이 한 점 올려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닭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더라.

특히 이 집 갓김치는 정말 예술이야. 알싸하면서도 깊은 맛이 닭백숙하고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갓김치만 따로 팔아도 사갈 의향이 있을 정도라니까. 깍두기도 얼마나 시원하고 아삭한지, 닭백숙 먹는 중간중간 입가심하기에 딱 좋았어.

뽀얀 닭백숙 살코기
야들야들한 닭 살코기.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린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이제 누룽지를 맛볼 차례지.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누룽지는 보기만 해도 쫀득쫀득해 보이는 게, 정말 먹음직스러워.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구수한 냄새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누룽지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 있지.

누룽지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쫀득쫀득한 게, 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해. 닭 육수가 깊게 배어 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갓김치나 깍두기를 올려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는 사실! 뜨끈한 누룽지를 먹으니 속이 확 풀리는 게, 마치 보약을 먹는 듯한 기분까지 들더라.

구수한 누룽지
겉은 바삭, 속은 쫀득한 누룽지. 구수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솔직히 말하면, 닭 크기가 엄청 크거나 특별한 맛은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부드러운 닭 살과 고소한 누룽지의 조화,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어우러져 묘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맛이라고 할까.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아서,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지.

배부르게 닭백숙을 먹고 나니, 후식으로 시원한 팥빙수가 나왔어. 직접 팥을 삶아 만든 팥빙수라 그런지, 달콤하면서도 팥 특유의 깊은 풍미가 느껴지더라. 특히, 얼음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게, 닭백숙으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줘서 좋았어. 예전에는 주말에만 팥빙수를 줬다고 하는데, 지금은 평일에도 팥빙수를 맛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식당 밖에 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었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서, 따뜻한 햇볕 아래 커피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고, 아이들은 뛰어놀기에도 안성맞춤이지. 한쪽에는 닭장도 있어서, 꼬꼬댁거리는 닭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예전에는 리트리버 두 마리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안 보이는 게 조금 아쉬웠어.

산촌누룽지백숙 야외 테이블
식사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야외 테이블.

정원 한쪽에는 뻥튀기 기계가 놓여 있었는데, 식당에서 직접 뻥튀기를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더라. 따끈따끈한 뻥튀기에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으니, 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 먹던 꿀맛 같은 뻥튀기 아이스크림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 있지.

산촌누룽지백숙은 맛도 맛이지만, 식당 안팎으로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가 정말 매력적인 곳이야. 마치Time Machine을 타고Time slip한 듯한 기분이 들거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혹은 부모님 모시고 가족 외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산촌누룽지백숙 야외 전경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산촌누룽지백숙 야외 전경.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사 때 생수를 500ml짜리 작은 병으로 주는데, 3명이서 먹기에는 조금 부족하더라고. 물병을 달라고 했더니, 물병은 없다고 하면서 생수병에 따라 마시라고 하는 점은 조금 불편했어. 하지만, 후식과 휴게 공간이 워낙 좋아서, 불편했던 기분이 싹 사라졌지 뭐야.

참, 그리고 여기 막국수도 꽤 유명하다고 하니, 다음에 방문하면 꼭 한번 먹어봐야겠어. 특히, 백숙과 막국수를 같이 시켜서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든든하게 배도 채울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거야.

산촌누룽지백숙에서 맛있는 닭백숙도 먹고, 푸근한 정취도 느끼고 나니, 정말 제대로 힐링한 기분이었어. 마치Time Machine을 타고 고향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랄까. 앞으로도 몸이 허하거나, 옛날 맛이 그리울 때면 종종 찾아와야겠어.

돌아오는 길에는 백운호수 생태길을 따라 산책했는데, 드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기분이 정말 상쾌하더라. 산촌누룽지백숙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백운호수에서 산책까지 하니, 완벽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의왕에 놀러 올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야.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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