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콧바람 쐬러 칠곡으로 향하는 길, 오늘 점심은 어디서 묵을까 궁리하다가, 친구가 칭찬을 어찌나 하던지 귀에 딱지가 앉을 뻔한 청국장 맛집이 생각났지 뭐여. 이름하여 ‘버들미’! 꼬불꼬불 시골길 따라 정겹게 자리 잡은 곳이라 기대감을 한껏 품고 찾아갔슈.
굽이굽이 길을 돌아 드디어 버들미 앞에 도착했는디, 딴 세상에 온 것 같더라니까. 식당 앞에 놓인 파란색 다리를 건너는데,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다리 아래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어찌나 좋던지.

식당 건물은 기와지붕에, 앞에는 앙증맞은 화분들이 쪼르륵 놓여 있는 것이 딱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었어.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더라고.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나는 미리 예약하고 갔더니, 다행히 방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어. 11시 오픈인데, 12시 되니까 손님들이 더 몰려오더라. 혹시라도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분들은 꼭 미리 예약하고 가시구려.
메뉴판을 보니 ‘버들미 정식’이 제일 유명하대서 2인분 시켰지. 정식에는 청국장, 석쇠구이, 그리고 싱싱한 쌈 채소가 함께 나온다더라고. 거기에 오징어 석쇠구이도 하나 추가했어. 둘이서 먹기에 양이 딱 맞을 것 같았거든.
주문하고 얼마 안 있어, 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이야… 시골밥상 부럽지 않더라.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역시 손맛 좋은 할머니가 해주는 밥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국장이 나왔는데, 냄새가 진짜 구수하더라. 너무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묽지도 않은 딱 좋은 농도였어. 한 숟갈 떠서 맛보니, 이야… 이 맛이야!

진한 청국장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살짝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딱 좋았어. 짜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맛이랄까.
석쇠구이는 또 어떻고. 불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입맛을 확 돋우더라.

특히, 쌈 채소가 어찌나 싱싱한지! 직접 기르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신선하더라고. 석쇠구이 한 점 올려서 쌈 싸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어.
오징어 석쇠구이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 쫄깃쫄깃한 오징어에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 석쇠구이만 시키면 양이 살짝 부족할 수도 있는데, 오징어 석쇠구이 덕분에 아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지. 오징어도 어찌나 큰 걸 쓰시는지!
반찬들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어. 간이 좀 센 편이긴 했지만, 밥이랑 같이 먹으니 딱 좋더라고. 특히, 콩이 진짜 맛있는 콩을 쓰시는 것 같았어. 밥은 살짝 질었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어.
밥 먹고 나서는 식당 앞 잔디밭에서 잠시 쉬었는데, 이야… 풍경이 진짜 예술이더라.

탁 트인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쐬니,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지더라.
다만,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서 길가에 주차해야 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어. 그리고 화장실이 야외에 있다는 것도 조금 불편했고. 또, 주변에 중계기가 없는지, 핸드폰이 잘 안 터지더라고. 뭐, 이런 건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굳이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칠곡 근처 지나갈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 특히, 어른들 모시고 가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아.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어른들 입맛에 딱 맞을 거거든.
아, 그리고 여기 사장님인지 직원분인지, 단발머리 여자분이 계시는데, 엄청 친절하시더라. 식사 동선까지 신경 써주시는 것이, 아주 꼼꼼하신 분 같았어.
물론, 아쉬운 점도 있긴 했어. 예전에 비해 음식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사람은 청국장이 물 탄 된장국 맛이라고 하더라. 또, 밥에서 쇠수세미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는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꼭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그래도 나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어.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거든. 다음에 또 칠곡에 갈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그땐 오징어 석쇠구이 말고, 돼지 석쇠구이도 한번 먹어봐야지.
아참, 그리고 여기는 1인분은 정식이 안 된대. 청국장에 고기를 추가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이 점 참고하시고 가시구려.
나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것이, 어찌나 예쁘던지. 맛있는 음식 먹고, 아름다운 풍경 보니, 진짜 힐링이 따로 없더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콧노래가 절로 나오더라.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오늘 점심, 아주 성공적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