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그 지역의 숨겨진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이었다. 특히 구례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길을 나섰다. 3일과 8일마다 열리는 구례 오일장은 단순히 장을 보는 것을 넘어,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라고 하니 어찌 기대를 안 할 수 있을까.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출발했지만, 낯선 길 위에서 길을 조금 헤맸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행의 일부라는 생각에 웃으며 넘어갔다. 다행히 금방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고, 구례오일장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니, 오늘의 목적지인 ‘백련산방’이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인 12시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아직 자리가 남아있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했다. 벽면에는 수많은 사진들이 붙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식당에서 식사했던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들이었다.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정식, 석쇠불고기, 생선구이, 재첩국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백련산방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한 상이 차려졌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정식에는 고등어구이, 석쇠불고기, 재첩국과 함께 다양한 밑반찬이 나왔다. 고등어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석쇠불고기는 은은한 불향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재첩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는데, 특히 아카시아 짱아찌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밥 한 숟갈에 고등어구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입 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석쇠불고기는 신선한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불향과 함께 아삭한 식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재첩국은 중간중간 입가심으로 마시니, 느끼함도 사라지고 입 안이 개운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 솔순차를 서비스로 내어주셨다. 은은한 솔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것이,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장님의 친절함과 넉넉한 인심 덕분에 더욱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벽 한쪽에는 ‘식당 빔 벤딩 수위’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들이 걸려있었는데,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가게가 침수되었던 모습이었다. 힘든 시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사장님의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례 오일장 안에 위치해 있어 주차장이 조금 멀리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그 정도 inconvenience는 감수할 만했다.
백련산방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구례에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특히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 방문하면 더욱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총평:
백련산방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따뜻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구례 오일장의 활기찬 에너지와 백련산방의 푸짐한 음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구례 맛집을 찾는다면, 백련산방에서 전라도 한정식의 진수를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