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뜨끈하고 든든한 무언가가 간절했다. 연신내 맛집을 검색하다가 눈에 확 들어온 곳이 있었으니, 바로 연서시장에 숨어있다는 “봉평 옹심이”였다. 옹심이라…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쫀득하고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하는데, 과연 그 향수를 제대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시장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낡은 간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그리고 그 앞에서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이곳이 ‘찐’이라는 직감이 왔다.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옹심이 메밀칼국수”라고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전화번호가 촌스럽지만 정감 있게 박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더욱 증폭되는 순간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슬쩍 엿봤다.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옹심이 칼국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걸 보니, 진짜 맛집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다. 어르신들의 입맛은 정말이지, 과학이니까!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장에는 커다란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벽에는 메뉴판과 함께 옹심이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해두는 센스!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서 오세요!” 활기찬 목소리로 맞이해주시는 직원분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뜨끈한 메밀차와 함께 꽁보리밥, 열무김치, 무생채가 세팅되었다. 이야… 이거 완전 혜자 아니냐?!

일단 꽁보리밥부터 비벼 먹어볼까? 테이블에 놓인 고추장 베이스의 비빔장을 듬뿍 넣고, 열무김치와 무생채를 얹어서 쓱싹 비볐다. 슥슥 비빌 때마다 올라오는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한 입 크게 먹어보니, 이거 완전 꿀맛!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과 아삭한 열무김치, 그리고 매콤달콤한 비빔장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비빔장은 고추장과 강된장을 섞은 듯한 깊은 맛이 나서 더욱 좋았다. 에피타이저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어떡하라는 거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옹심이 메밀칼국수가 등장했다! 뽀얀 국물 위에 김가루와 채소가 얹어져 있었는데, 비주얼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쫄깃해 보이는 메밀칼국수 면과 동글동글한 옹심이가 가득 들어 있었다.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정말이지 미치도록 먹음직스러웠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와… 진짜 미쳤다! 들기름의 고소함과 감자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깊고 진한 국물이었다. 슴슴하면서도 계속 당기는, 정말 마성의 맛이었다. 왜 어르신들이 이렇게 많이 찾는지, 국물 한 입에 바로 이해가 됐다. 이건 진짜… 레전드다.
옹심이는 또 어떻고? 겉은 쫄깃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완벽한 식감을 자랑했다. 옹심이만 따로 시켜 먹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메밀칼국수 면도 쫄깃쫄깃해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면과 옹심이를 함께 먹으니, 식감도 맛도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들기름 맛이 강해서 두 그릇, 세 그릇 막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에피타이저로 나온 보리밥 덕분에, 양도 꽤나 든든했다. 한 그릇 다 비우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정신없이 옹심이 칼국수를 흡입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메밀전병을 시키는 게 보였다. 큼지막한 메밀전병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다음에는 꼭 메밀전병도 시켜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왜 이곳이 연신내에서 그렇게 유명한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저렴한 가격에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옹심이 칼국수 특유의 따뜻하고 푸근한 맛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 봉평 옹심이는 단순한 칼국수집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가게를 나서니, 바로 옆에 떡집이 있었다. 옹심이 칼국수로 배를 채우고, 떡까지 사들고 가는 완벽한 코스! 역시 시장 인심은 최고다. 봉평 옹심이, 여기는 진짜… 대박이다. 앞으로 옹심이가 생각날 땐, 무조건 여기로 달려올 것 같다. 재방문 의사 200%!!!
총평:
* 맛: ★★★★★ (들기름 향 가득한 옹심이 메밀칼국수, 진짜 최고!)
* 가격: ★★★★★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 식사!)
* 분위기: ★★★★☆ (정겹고 푸근한 시장 분위기)
* 서비스: ★★★★☆ (친절하고 활기찬 직원들)
팁:
*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옹심이 메밀칼국수 외에도 옹심이만, 메밀칼국수, 메밀전병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 주차는 근처 은평문화주차장에 하면 된다. 주차권을 받아 제출하면 무료!
* 북한산 등산 후 방문하는 것도 좋은 코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