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걷는 것을 좋아한다. 낡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벽돌, 그리고 그 사이사이 피어나는 작은 식당들. 그곳에는 어쩐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만 같다. 동인천의 좁다란 골목을 헤매다 발견한 “명동식당”은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곳이었다. 낡은 간판 아래 빛바랜 메뉴 사진들이 붙어있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작은 공간, 그리고 주방에서 흘러나오는 기름 냄새. 연세 지긋한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 듯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돈까스,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등 소박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 곳의 대표 메뉴라는 돈까스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자, 주방에서 고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갓 튀겨낸 따뜻한 돈까스를 맛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잠시 후, 반찬이 먼저 나왔다. 김치,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등 정갈한 밑반찬들과 함께 뜻밖에도 계란 후라이가 함께 나왔다. 인원수에 맞춰 계란 후라이를 내어주시는 인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노릇하게 구워진 계란 후라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돈까스와 샐러드가 가득 담겨 있었고, 밥 한 공기가 따로 제공되었다. 돈까스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샐러드 위에는 케첩과 마요네즈가 보기 좋게 뿌려져 있었다. 곁들여진 슬라이스 오이와 당근은 색감의 조화를 더했다.
접시 한 켠에는 윤기가 흐르는 밥이 소담하게 담겨 있었는데, 쌀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해 보였다.
갓 튀겨낸 돈까스는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나이프를 들어 돈까스를 썰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육즙이 흘러나왔다. 한 입 맛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돈까스였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직접 만드신 듯한 소스는 시판 소스와는 차원이 다른 풍미를 자랑했다. 돈까스와 소스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돈까스와 함께 제공된 밥 또한 훌륭했다. 윤기가 흐르는 밥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다. 쌀의 품종이 좋은 것인지, 밥 자체가 맛있어서 돈까스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돈까스 한 점을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최고의 조합이었다.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했다. 양배추 채는 가늘게 썰어져 있어 먹기 편했고, 케첩과 마요네즈의 조합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돈까스의 느끼함을 샐러드가 깔끔하게 잡아주어, 끊임없이 돈까스를 먹을 수 있었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했다. 콩나물무침은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시금치나물은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다.

돈까스를 먹는 동안,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왔다. 대부분 동네 주민들인 듯, 노부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정겨운 대화 소리가 식당 안에 가득 찼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주인 할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질문에 “네, 정말 맛있었어요!” 라고 답했다. 할머니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 라고 말씀하시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명동식당의 돈까스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추억과 정이 담긴 특별한 음식이었다. 갓 튀겨낸 따뜻한 돈까스,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노부부의 따뜻한 미소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동인천 맛집 골목길 숨은 보석 같은 곳, 명동식당에서 맛본 돈까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지역명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