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서 찾은 과학적 곰탕의 정수, 서동관: 미각을 자극하는 일산 맛집 실험

오랜 연구 끝에 드디어 곰탕의 과학, 아니, 과학적인 곰탕을 탐구할 기회가 왔다. 오늘의 실험 장소는 일산, 그중에서도 2005년부터 곰탕 외길을 걸어왔다는 서동관이다. 미식 유전자, 혀믈리에, 맛잘알…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한 미식가 친구가 극찬을 아끼지 않던 곳이라, 방문 전부터 도파민 분비가 요동쳤다. 곰탕이라는 음식 자체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과학 원리가 숨어있다는 사실! 자, 그럼 지금부터 곰탕 속에 숨겨진 과학을 파헤쳐보는 맛있는 여정을 시작해보자.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이미 가게 앞은 곰탕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치 연구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과학자들처럼, 다들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진한 육향이 코를 찔렀다. 후각 수용체가 즉각 반응하며 미지의 맛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스캔했다. 곰탕, 양곰탕, 특곰탕, 양특곰탕… 고민 끝에 ‘이오공’이라는 메뉴에 눈길이 멈췄다. 메뉴판 옆에는 ‘소고기(한우), 쌀, 배추, 무우, 파, 고춧가루는 국내산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원재료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놋그릇에 담긴 곰탕과 김치, 깍두기가 빠르게 세팅되었다. 놋그릇은 열전도율이 높아 음식의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곰탕이 식을 걱정 없이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토렴되어 나오는 곰탕은 뜨겁기보단 미지근한 온도였는데, 오히려 맛을 더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음식은 혀의 미뢰를 마비시켜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곰탕
놋그릇에 담겨 나온 곰탕

맑은 국물 위에는 양지 부위의 고기가 넉넉하게 올라가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듯, 고기는 겉면의 콜라겐층이 젤라틴화되어 부드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올리자, 결대로 찢어지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향!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마치 조미료를 넣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지만, 인위적인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로지 뼈와 고기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러운 감칠맛이었다.

파가 듬뿍 올려진 곰탕
파가 듬뿍 올려진 곰탕

파를 듬뿍 넣어 먹으니, 알싸한 향이 육향과 어우러져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파에 함유된 알리신은 항균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곰탕 한 그릇에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과학적인가!

다음은 김치 차례. 겉은 살짝 시들었지만, 한 입 베어 무니 입안에서 폭발하는 유산균의 향연! 김치의 신맛은 유기산 때문인데, 이는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곰탕과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김치 속 유산균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춰주니, 곰탕의 영양 흡수율도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잘 설계된 생화학 실험처럼,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김치의 모습
김치의 모습

깍두기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단맛이 일품이었다. 깍두기에 함유된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탕 한 그릇에 항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양곰탕의 모습
양곰탕의 모습

이번에는 양곰탕을 맛볼 차례. 뽀얀 국물 위에 듬뿍 올라간 양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은 소의 위 부위로,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풍부하여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한다. 씹을수록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특유의 쿰쿰한 향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치즈의 풍미처럼, 곰탕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했다. 다만, 돼지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들어간 곰탕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들어간 곰탕

곰탕 국물은 맑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뼈를 오랜 시간 고아내면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의 미네랄이 용출되어 국물에 녹아든다. 이 미네랄은 우리 몸의 생리 기능을 조절하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곰탕에는 콘드로이틴 황산이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연골 세포를 보호하고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탕을 ‘보약’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격 대비 고기 양이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 곰탕 한 그릇에 17,000원, 특곰탕은 20,000원이라는 가격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물론 한우를 사용하고, 놋그릇에 담아 제공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택한 것은 이해하지만, 가격 저항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토렴식으로 제공되는 곰탕은 뜨거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국물이 미지근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동관의 곰탕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깊고 진한 국물, 부드러운 고기, 맛있는 김치와 깍두기…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마치 과학 실험의 성공적인 결과처럼,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가끔 몸이 허하거나 특별한 날, 나를 위한 보상으로 곰탕 한 그릇을 선택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테이블 세팅 모습
테이블 세팅 모습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탕!)

다만, 곰탕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몇 가지 팁이 필요하다. 첫째, 파를 듬뿍 넣어 먹을 것. 파의 알싸한 향이 육향과 어우러져 풍미를 극대화해준다. 둘째, 김치와 깍두기를 곁들여 먹을 것.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와 시원한 깍두기는 곰탕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셋째, 국물을 남기지 말 것. 뼈에서 우러나온 미네랄과 콘드로이틴 황산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마지막으로, 곰탕을 음미하며 과학적인 원리를 떠올려볼 것.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곰탕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서동관은 단순한 곰탕집이 아닌,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는 맛의 실험실이었다. 다음에는 수육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