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그 동네 특유의 정겹고 아늑한 분위기가 좋아 종종 발걸음 하는 곳인데, 이번에는 맘먹고 성북동 맛집 도장깨기에 나섰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뒀던 수제버거집, ‘너의냠냠버거’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왠지 이름부터가 되게 귀엽고 끌리지 않아?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앙증맞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색 벽돌 건물에 나무 프레임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이 딱 내 스타일. 밖에서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더 아담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은 서너 개 정도, 그리고 벽을 따라 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더욱 따뜻하게 감싸는 느낌. 벽 한쪽에는 맥주병과 그림 액자가 놓여있는데, 왠지모르게 힙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마치 외국 어느 작은 식당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에서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클래식한 치즈버거부터 시그니처인 냠냠버거, 그리고 아보카도 버거까지 다양한 종류의 수제버거가 준비되어 있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처음 왔으니 시그니처 메뉴인 냠냠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세트에는 감자튀김과 음료가 포함되는데, 특이하게 연근 튀김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해서 연근 튀김으로 바꿔봤다. 왠지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일 것 같았거든. 음료는 역시 버거에는 콜라지! 냉장고에서 코카콜라를 하나 꺼내 들고,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아 가게를 둘러보는 동안, 주방에서는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젊은 분이 철판 위에서 패티를 직접 굽고 계셨는데, 그 모습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동그랗게 빚은 패티를 호떡 누르개 같은 도구로 꾹 눌러 형태를 잡는 모습이 신기해서 한참을 구경했다. 빵도 그냥 흔한 빵이 아니라, 브리오슈 번인 듯했다. 버터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게, 왠지 햄버거 맛이 더 기대되는걸?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냠냠버거 세트가 나왔다! 햄버거는 종이 래퍼에 반쯤 감싸져 있었고, 연근 튀김은 케첩과 함께 작은 접시에 담겨 나왔다. 햄버거 위에는 앙증맞은 핀이 꽂혀 있었는데, 이것마저도 귀엽게 느껴졌다.
일단 비주얼 합격! 이제 맛을 볼 차례. 핀을 제거하고 햄버거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와… 진짜 맛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장난 아니었다. 짭짤하면서도 은근히 자극적인 패티는 육즙이 팡팡 터졌고, 신선한 야채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특히 냠냠버거만의 특별한 소스! 커리 향이 살짝 나는 듯했는데, 이게 진짜 신의 한 수였다. 흔한 수제버거와는 차별화된,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랄까. 빵은 부드러운 브리오슈 번이었는데, 버터의 풍미가 더해져 햄버거 전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느낌이었다.

연근 튀김도 진짜 별미였다. 얇게 썰어 튀긴 연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예술이었고, 기름도 깨끗한 걸 쓰시는지 느끼함이 전혀 없었다. 같이 나온 케첩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묘하게 잘 어울렸다. 햄버거랑 연근 튀김, 진짜 환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햄버거를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너의냠냠버거는 진짜 인생 버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가 워낙 아담해서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는 것. 그리고 손을 씻을 공간이 따로 없다는 점 정도? 하지만 햄버거 맛 하나는 진짜 최고였기 때문에, 이 정도 단점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계산하면서 사장님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정말 친절하셨다.
너의냠냠버거, 여기는 진짜 찐 맛집이다. 성북동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 그리고 훈연 버거도 맛있다는 평이 많던데, 다음에는 훈연 버거에 도전해봐야겠다.

참고로, 너의냠냠버거는 건물 철거로 인해 8월 14일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혹시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서두르는 게 좋을 듯! 그리고 햄버거가 맛있어서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던데, 20~30분 거리는 눅눅해지지 않게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도 맛있는 햄버거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탐험해볼까?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