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혼자 훌쩍 떠나온 성북동.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아 나섰다. 파란 하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의 목적지는 ‘성북동집’. 간판에 쓰인 ‘손칼국수 만두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발길을 붙잡았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4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마침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이 계셔서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이런 소소한 친절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석도 있었지만, 혼자 온 나는 자연스럽게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보니 칼국수, 칼만둣국, 만둣국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한우 마구리 육수를 사용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칼국수 가격은 12,000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맛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오늘은 칼국수를 먹기로 결정!
주문 후, 잠시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벽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었다. 고기, 채소 모두 국내산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잠시 후, 김치 두 종류가 먼저 나왔다. 하나는 겉절이 김치, 다른 하나는 열무김치였다. 겉절이 김치는 건고추를 물에 불려 갈아 넣어 만든다고 한다.

드디어 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김가루와 애호박, 다진 양념이 얹어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고기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이것이 바로 한우 마구리 육수의 힘인가!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육수 맛이 정말 최고였다. 면은 자가제면한 손칼국수 면발이라 그런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면발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듯했다.

칼국수와 함께 나온 김치도 정말 맛있었다. 겉절이 김치는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열무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칼국수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혼자 왔지만, 칼국수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포장 만두도 하나 주문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생각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성북동집은 혜화동 명륜손칼국수, 돈암동 밀양손칼국수처럼 성북동 국시집에서 일하던 분들이 독립해서 차린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칼국수 맛이 비슷하면서도, 성북동집만의 특별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고급스러운 고기 육향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었다.

물론,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맛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칼만둣국과 고기만두도 먹어봐야겠다. 특히, 만두는 속이 꽉 찬 튼실한 만두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잠시나마 세상의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성북동집은 혼밥하는 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곳이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봤다. 맑고 푸른 하늘이 오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성북동 여행에서 만난 칼국수 맛집, 성북동집. 앞으로도 종종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와야겠다.

덧붙여, 콩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입자가 다소 거칠고 진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치는 이북식으로 깔끔하다고 하니, 콩국수와 함께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다음 여름에는 꼭 콩국수를 먹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