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년이나 됐나. 부석사랑 소수서원 구경 왔다가 우연히 들렀던 풍기 약선당. 그때 묘하게 끌리는 건강한 맛에 반해서, 이번에 영월 가는 길에 일부러 풍기IC로 빠져 다시 찾아갔다. 간판부터가 ‘나는 건강한 밥집이다!’ 외치는 듯한 기운이 팍팍 느껴진다니까.

건물 외관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엄청 깔끔해. 뭔가 믿음직스러운 느낌? 예전에 왔을 때는 평일 점심특선으로 저렴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공휴일에 방문했더니 약선정식(1인 26,000원)이 최소 금액이더라. 뭐, 어쩔 수 없지. 이왕 온 거 제대로 먹어보자 싶어서 약선정식 2인으로 주문했다.
주문하고 얼마 안 돼서 호박죽이 나왔는데, 세상에 마상에. 흔한 단맛이 아니라 호박 본연의 은은한 단맛이 살아있어. 입맛 돋우는 데 제대로더라.

잠시 후, 테이블이 꽉 찰 정도로 음식들이 쫙 깔리는데… 진짜 ‘정갈하다’라는 말 그 자체! 영주에서 나는 신토불이 재료들로만 식단을 구성했다더니, 진짜 믿음이 가더라. 당귀나물, 취나물 같은 나물들은 향긋한 풀 내음이 그대로 살아있고, 간도 세지 않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삼 튀김! 갓 튀겨져 나와서 그런지 진짜 바삭하고, 인삼 특유의 쌉쌀한 맛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완전 내 스타일. 평소에 인삼 잘 안 먹는데, 여기 인삼 튀김은 진짜 계속 손이 가는 맛이더라.

그 외에도 떡갈비, 탕평채, 다양한 나물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막 엄청 자극적인 맛은 아닌데, 묘하게 계속 끌리는 맛이랄까? 먹고 나면 진짜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아, 그리고 여기 백김치! 이거 진짜 요물이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던데, 나도 완전 푹 빠져버렸잖아. 적당히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다른 음식들이랑 진짜 잘 어울려.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서비스가 엄청 좋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살짝 아쉬웠어. 뭐랄까, 음식 나오는 속도나 직원분들의 친절도는 괜찮았는데, 뭔가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 앞접시를 갈아달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잘 안 갖다주시더라고.
그리고 음식 맛은 전반적으로 훌륭했지만, 몇몇 음식은 살짝 아쉬웠다. 같이 갔던 친구는 김치가 너무 맛있다고 극찬했는데, 내 입맛에는 그냥 쏘쏘였어. 그리고 35,000원짜리 인삼정식에는 연어랑 육회도 나온다던데, 어떤 후기 보니까 신선도가 좀 떨어진다는 평도 있더라. 나는 약선정식 먹어서 다행인가…?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부모님 모시고 오면 진짜 좋아하실 것 같은 곳! 어른들은 막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이렇게 건강하고 깔끔한 한정식을 더 선호하시잖아.
다 먹고 나서는 후식으로 수정과가 나오는데, 이것도 직접 만드시는 건지 시판 수정과랑은 차원이 다르더라. 은은한 계피향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 잣이 없어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어!
참, 여기 한식연구소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 어쩐지,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진다 했어.

총평하자면, 풍기IC 근처 지나갈 일 있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막 엄청 싼 가격은 아니지만, 정갈하고 건강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 특히 부모님 모시고 가면 칭찬받을 거야! 아, 그리고 소수서원이나 부석사 들렀다가 코스로 와도 딱 좋을 듯.
다음에는 평일에 와서 점심특선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때는 서비스도 더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