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파전 대신, 인천 반쎄오 맛집에서 만난 인생 쌀국수

어둑한 하늘에 빗방울이 톡, 톡 떨어지는 날이었다. 파전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대신, 왠지 모르게 강렬한 동남아의 향이 그리워졌다. 그래서였을까, 무작정 인천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지인이 강력 추천했던 숨겨진 쌀국수 맛집이었다. 전국 쌀국수 탑이라는 극찬에, 베트남 현지인도 인정한 맛이라는 말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2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괜스레 반가웠다. 드디어 도착한 식당은 아담했지만, 왠지 모르게 풍기는 ‘찐’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매장은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작은 규모였지만, 바 테이블이 있어 혼밥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7~8석 정도 되는 바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안쪽에는 4인용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다행히 자리가 비어 있었다. 짐을 풀고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나무색 테이블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쌀국수 종류만 해도 우삼겹, 프리미엄 도가니, 짬뽕 등 다양했다.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속으로는 반쎄오를 찜해둔 상태였다. 비 오는 날 파전 대신 반쎄오라는 어느 블로거의 말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반쎄오와 프리미엄 도가니 쌀국수를 주문했다. 여자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했다.

바삭하게 튀겨진 반쎄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반쎄오의 자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쎄오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로 그 완벽한 반쎄오였다. 얇고 바삭한 껍질 안에는 숙주와 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싱싱한 채소와 함께 싸서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환상의 맛이 펼쳐졌다. 크리스피한 껍데기와 아삭한 숙주, 그리고 고소한 고기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왜 사람들이 반쎄오, 반쎄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반쎄오와 쌀국수
테이블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는 쌀국수

이어서 프리미엄 도가니 쌀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도가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직원분께서 첫 입은 섞지 말고 그대로 떠서 마셔보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진하고 깊은 맛에 감탄했다. 한방 향신료가 살짝 느껴지긴 했지만, 거부감 없이 오히려 풍미를 더해주는 느낌이었다. 쫄깃한 도가니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숙주도 신선하고 양도 푸짐해서 좋았다.

프리미엄 도가니 쌀국수의 모습
도가니가 듬뿍 들어간 프리미엄 쌀국수

사실 나는 짬뽕 쌀국수도 정말 궁금했다. 얼큰하고 시원하면서 매콤한 똠얌꿍 같은 국물이라는 설명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반쎄오와 프리미엄 도가니 쌀국수로 배가 너무 불렀다. 다음에는 꼭 짬뽕 쌀국수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라이스 페이퍼 롤
신선한 야채와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돋보이는 라이스 페이퍼 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요리사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커다란 웍에서 화려하게 볶아지는 쌀국수를 보니, 다음에는 꼭 우삼겹 쌀국수에 고기 추가를 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 양이 정말 넉넉하다고 하니, 고기 러버인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았다.

요리하는 모습
주방에서 웍을 이용해 요리하는 모습

식당을 나서면서, 왜 이 집이 인천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맛은 기본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유명 반쎄오 맛집보다 여기가 훨씬 더 맛있었다. 심지어 가격도 더 저렴하니, 가성비까지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라이스 페이퍼 롤 근접샷
소스가 뿌려진 라이스 페이퍼 롤의 클로즈업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빗소리는 여전히 귓가를 맴돌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따뜻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인천에서의 짧은 여행이 행복하게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비가 오는 날에는 막걸리 대신 반쎄오에 쌀국수 한 그릇 하러 다시 와야겠다. 그때는 꼭 짬뽕 쌀국수도 함께 시켜서 먹어야지.

주방 내부 모습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는 주방의 모습

참, 주차는 건물 지하에 2시간까지 무료로 가능하니, 차를 가지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가는 것이 좋겠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맛은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요리사 모습
진지한 표정으로 요리에 집중하는 요리사

혹시라도 인천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소 무릎 부위가 들어간 베트남 쌀국수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프리미엄 쌀국수를 꼭 먹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처럼 인생 쌀국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도가니 쌀국수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도가니 쌀국수

이제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날의 맛과 향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비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인천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그때는 부디 웨이팅이 없기를 바라면서…

식당 내부
깔끔하고 아늑한 식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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