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낡은 골목길을 따라 영등포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나섰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뒤섞여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부안집’.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가게 문을 열자, 둥근 테이블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마다 놓인 은색 불판과 연기를 빨아들이는 황동색 후드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벽면에는 메뉴 사진과 더불어 ‘부안집 고기가 맛있는 이유’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1+ 국내산 암퇘지를 14일 웻에이징 숙성했다는 설명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이 능숙한 솜씨로 숯불을 넣어주셨다. 숯불이 타오르는 동안, 테이블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쌈장, 멜젓, 소금 등 다양한 소스들이 놓여 있었고, 파김치와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특히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찌개는 돼지고기를 아낌없이 넣어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오득살과 목살을 주문했다. 잠시 후, 선홍빛을 뽐내는 오득살과 두툼한 목살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서비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오득살을 맛보았다. 돼지 뽈살 부위의 연골을 숙성시킨 오득살은 쫄깃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오득살을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멜젓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특히 오득살은 껍데기와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맛본 목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풍미가 깊었다. 쌈 배추에 목살 한 점을 올리고 파김치와 쌈장을 더해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기 위해 10분 밥도 주문했다. 갓 지은 따뜻한 밥에 버터, 간장, 계란 프라이를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선한 쌈 채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소스와 곁들여 먹을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직원분께서 코로나 극복을 기원하며 KF94 마스크를 선물로 주셨다. 예상치 못한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다.
부안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기분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영등포에서 뒷고기가 생각날 때면, 주저 없이 부안집을 찾을 것 같다. 특히, 송가인이 방문했던 맛집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풍기는 숯불 향과 입안 가득 퍼졌던 고소한 맛이 잊혀지지 않았다. 다음에는 쫀득살과 껍데기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영등포의 밤거리를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