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세상에! 오늘은 또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싶어, 저 멀리 대전까지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허름한 간판을 보고 ‘어머, 여기 맞아?’ 싶었지만, 역시나 오래된 집은 그 이유가 다 있는 법이지요. 동산중고등학교 문화육교 바로 밑, 시골 할머니 댁 마당에 들어선 듯한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먼저 사로잡혔어요. 낡았다고 하기엔 너무나 추억이 깃든 듯한 건물이었지만, 이곳이 바로 대전에서 오리백숙 좀 드셔봤다는 분들이라면 꼭 손꼽는, 오랜 단골집이라는 얘기에 가슴이 두근거렸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왠지 모를 포근함이 저를 감쌌어요. 테이블이 스무 개쯤 되는 꽤 널찍한 공간이었는데, 엇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 꼭 시골 동네 경로당 잔치 분위기 같기도 했답니다. 너무 낡았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니까요. 이런 곳이 바로 진짜 맛집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메뉴판을 보니, 오리 한방 백숙이나 닭 백숙이 6만 원 선이네요. 요즘 물가 생각하면 아주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푸짐한 양과 정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졌어요. 미리 예약하고 오면 좋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역시나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죠.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항아리 그릇에 담겨 나온 오리 한방 백숙을 마주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이야~” 탄성이 나왔어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국물 안에는 황기와 인삼이 듬뿍 들어가, 은은한 한약 냄새가 후각을 먼저 간지럽혔죠. 눈으로 보기만 해도 ‘보양 제대로 되겠다!’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답니다.

국물은 어찌나 맑고 깊던지, 한 숟갈 뜨니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예전에 엄마가 아플 때 종종 해주셨던 그 맛, 약재를 푹 우려내 정성껏 끓여주시던 그 국물 맛이 떠오르더라고요. 신랑도 그렇다는데, 이 집 국물은 정말 마약 같아요. 은은하게 퍼지는 약재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리고 이 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찰밥과 찐감자! 찰밥은 얼마나 쫀득하고 고소한지, 따로 삶아내 국물이 깔끔하게 유지되는 점도 좋았어요.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걸 국물에 쓱쓱 말아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죠.

감자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푹 삶아져서 흐물흐물한 게 아니라, 살결이 살아있으면서도 포슬포슬한 식감이 일품이었어요. 젓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부서질 정도로 부드러워서, 찰밥과 함께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감이 퍼졌답니다.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오리고기는 또 어떻고요. 어찌나 부드럽게 삶아졌는지, 젓가락으로 톡 건드리기만 해도 살이 스르륵 분리되었어요. 질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와 입안을 풍족하게 채웠답니다. 오래 삶았음에도 살결이 살아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했어요. 특히 겉절이 김치와 콩나물 무침은 백숙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개운한 맛을 더해줬죠. 집에서 엄마가 직접 담가주신 김치처럼, 손맛이 느껴지는 맛이었답니다.
물론,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낡은 시설이나, 종종 불친절하다는 평을 받는 사장님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바쁘셔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성격이신 건지…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아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식당에서, 주인장 할아버지가 허허 웃으며 툭툭 챙겨주시던 옛날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낡은 건물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식 맛 하나로 모든 걸 용서하게 되는 그런 곳이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엄청난 맛집을 기대하고 간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거예요. 요새 세련되고 깔끔한 식당들에 비하면 시설이나 서비스는 부족한 점이 있거든요. 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바로 그런 점에 있는 것 같아요.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음식, 그리고 그 음식에 담긴 할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요.

특히, 몸보신이 필요한 날이나, 고향 집 생각날 때 이곳에 오면 마음까지 훈훈해질 것 같아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한 숟갈 뜨면 고향이 그리워지는 그런 맛 말이에요. 오리 한 마리가 3~5명은 충분히 먹을 만큼 양도 푸짐해서, 여러 명이 함께 와서 나누어 먹기에도 좋답니다.
대전 근교에 오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해요. 허름하지만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이곳 ‘육교회관’이에요. 낡은 건물과 삐걱거리는 소리마저도 정겹게 느껴지는, 오래된 추억과 따뜻한 정을 가득 담아 갈 수 있는 곳이랍니다.
정말이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깊은 맛이에요. 그 맛이 얼마나 좋으면, 바쁜 와중에도 이곳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겠어요. 저도 다음에 대전에 오면 꼭 다시 들러서, 뜨끈한 국물과 찰밥, 그리고 포슬포슬한 감자를 다시 맛볼 생각이에요.
보양식이 필요하다면, 혹은 따뜻한 집밥 같은 한 끼를 원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집을 찾아보세요. 진심으로 ‘잘 왔다’ 싶으실 거예요.
남은 음식은 포장도 된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에도 좋겠죠. 허름한 외관 속에 숨겨진 보물 같은 맛집, 여러분도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