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마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제. 오늘따라 특별한 메뉴가 당겼지만, 시간이 촉박해 멀리 갈 수는 없었다. 동대구역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데, 늘 가던 곳은 질리고 새로운 곳을 찾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곳, ‘초이홍’. 대만 현지 야시장 감성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함께 제대로 된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곳이다. 오늘은 큰맘 먹고 점심시간을 조금 할애해서라도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톡톡 튀는 인테리어와 은은하게 퍼지는 향신료 향이 마치 해외의 어느 작은 식당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쨍한 색감의 테이블웨어와 벽면에 걸린 포스터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고, 배경으로 깔리는 경쾌한 음악은 점심시간의 나른함을 잊게 해줄 만큼 신선했다. 창가 쪽에는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날씨 좋은 날이면 더욱 특별한 식사가 될 것 같았다.
주문하려 메뉴판을 펼쳤는데, 흔히 생각하는 짜장면, 짬뽕 같은 메뉴보다는 좀 더 다채롭고 감각적인 중화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동파육, 우육면, 어향가지, 오렌지치킨 등 처음 들어보는 메뉴들도 있었지만, 이미 준비해온 리뷰들을 통해 어떤 메뉴가 인기인지 대략 파악하고 있었기에 선택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점심시간이라 메뉴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2인 세트 메뉴가 있는지 먼저 확인했다. 다행히 ‘초이홍 세트’라는 알찬 구성의 세트 메뉴가 있어, 동파육 덮밥과 이미엔을 메인으로 하고 사이드 메뉴 몇 가지를 더해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말해, 점심시간은 늘 전쟁이다. 12시가 조금 넘으면 이미 매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주문과 음식 나오는 시간이 길어져 밥 한 끼 제대로 먹기 힘들 때가 많다. 초이홍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고, 우리 뒤로도 대기하는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회전율이 좋은 편이라는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12시 10분쯤으로 아주 피크 시간대는 아니어서인지 예상보다는 빨리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붐비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큰 불편함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어향가지튀김’이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졌지만 속은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새콤달콤한 어향 소스가 가지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고, 위에 뿌려진 견과류와 파채가 고소함과 식감을 더했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맛의 조화가 정말 좋았다. 튀김옷이 눅눅해질 새라 재빨리 먹어야 할 것 같았지만, 젓가락질이 멈추지 않았다.

이어서 나온 ‘동파육 덮밥’.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동파육이 밥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눌러보니, 부드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 입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짭조름한 특제 소스가 밥과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함께 곁들여진 청경채와 계란 프라이, 그리고 볶은 채소들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었다.

메인 메뉴 중 하나인 ‘이미엔’도 나왔다. 넓적한 면발이 특징적인 이미엔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짜장면과는 또 다른, 오묘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돼지고기와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감칠맛이 풍부했고, 살짝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면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될 정도였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오렌지 치킨’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속은 촉촉한 치킨에 상큼달콤한 오렌지 소스가 어우러져 있었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오렌지 향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곁들여진 싱싱한 채소와 과일 슬라이스 덕분에 상큼함까지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웠다.

또한, 추가로 주문한 ‘몽골리안 비프’는 불맛 가득한 짭짤한 소스와 부드러운 소고기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은은한 매콤함이 어우러져 밥과 함께 먹기에도, 맥주와 함께 곁들이기에도 좋았다. 특히, 해외 어느 매장에서 먹는 듯한 현지 느낌을 그대로 살린 풍미가 인상 깊었다.

같이 간 동료들은 ‘우육면’도 주문했는데, 진한 국물과 넉넉하게 들어간 고기, 그리고 쫄깃한 면발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극찬했다. 향신료가 과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라고 했다. 처음 맛보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직원분들이 정말 친절했다는 것이다. 유모차를 가지고 방문한 손님에게 세심하게 자리를 안내해주거나, 음식이 남았을 때 깔끔하게 포장해주는 서비스까지. 이러한 세심한 배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함 덕분에 서비스 때문에라도 무조건 재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중화요리를 제대로 즐긴 기분이었다. 맛, 분위기, 서비스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만족스러웠다. 동대구역 근처에서 뭘 먹을지 고민이라면, 혹은 특별한 분위기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초이홍’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점심시간의 짧은 외출이었지만,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줄 만큼 즐거운 식사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저녁 시간에 방문해서 맥주와 함께 다른 메뉴들도 즐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