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오늘은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고향 생각도 나고, 뜨끈한 국물 생각이 간절해서 백암으로 향했답니다. 백암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순대가 유명하잖아요. 전에 한번 백암에 와서 순대를 맛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집을 한번 가보기로 했지요. 나서는 길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하얀 꽃들이 만발한 걸 보니, 괜히 마음이 들뜨더군요.

목적지에 도착하니, 노란 간판에 ‘백암 식당’이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네요. 옛날 동네 슈퍼나 사랑방처럼 정겹고 편안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큼지막한 간판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주변에 주차할 곳이 넉넉지 않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기에, 차를 어디에 댈까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다행히 가게 앞쪽에 어느 정도 공간이 있어서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옛날 시골 할머니 댁 사랑방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어요. 조명은 은은하게 따뜻했고, 벽면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들과 함께 메뉴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풍경이었죠. 냉장고에는 다양한 음료와 술병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너머로는 주방의 모습이 살짝 보였는데,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역시나 백암 순대와 순대국이 주메뉴더군요. 그중에서도 ‘막창 순대’와 ‘백암 순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부터 이 동네 순대는 선지가 많이 들어가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고 들었거든요. 저희는 백암 순대와 뜨끈한 순대국을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먼저 나온 백암 순대는 가지런히 썰어져 접시에 담겨 있었어요. 겉보기에는 일반 순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지만, 한 점 집어 맛을 보니 정말 다르더군요. 선지가 적게 들어가서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어요. 톡톡 터지는 야채의 식감도 살아있고,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쌀의 고소함까지! 마치 어린 시절 시골집에서 엄마가 뚝딱 만들어주시던 그 맛이 떠오르더군요.
이어서 나온 순대국은 그야말로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습니다. 뚝배기 가득 뽀얀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그 위에는 파와 후추가 적당히 뿌려져 있었어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니, 벌써부터 속이 뜨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뜨거운 국물 한 숟갈을 조심스럽게 떠먹었는데,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진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밥 한 숟갈을 절로 부르는 맛이었어요. 밥을 말아 깍두기나 김치와 함께 먹으니,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 싶더군요.
사실 예전에 왔을 때 서비스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부가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편안하고 정감 가는 분위기였어요. 마치 오랜만에 고향 집을 찾은 듯한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이곳 백암 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한 순대와, 한 숟갈 뜨면 속이 다 편안해지는 순대국 국물 덕분에 오늘 하루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앞으로 백암에 올 때마다 꼭 들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