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속초IC를 살짝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얼마나 달렸던가. 길가에 제법 큰 규모의 식당이 나타났을 때,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곧이어 뿜어져 나오는 맛집 포스가 범상치 않음을 직감했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이곳, 동루골 막국수. 아,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인데, 이 맛을 어떻게 혼자만 알겠어!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공기부터가 남달랐다. 마치 깊은 산속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함과 고즈넉함. 코로나 여파로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아니면 평소에도 이런 분위기인 건지, 손님은 적당히 붐볐지만 회전율이 좋아서인지 복잡한 느낌은 없었다. 게다가 가게 앞 넓은 주차 공간은 차를 가져온 사람들에게 정말이지 금쪽같은 존재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훈훈한 온기와 함께 다양한 국적의 직원분들이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맞아주셨다. ‘어머, 이렇게 외국인 직원분들이 한국말을 잘하시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덕분에 메뉴 주문부터 먹는 방법까지, 전혀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안내받을 수 있었다.
이곳의 메뉴는 딱 군더더기 없이 심플했다. 메인인 막국수를 비롯해 수육, 메밀전병 정도. 하지만 그 심플함 속에 숨겨진 깊은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우리는 막국수 곱빼기 두 개와 수육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곳의 특별함 중 하나인 민속주도 곁들이기로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막국수가 나왔다. 딱 봐도 메밀 함량이 높아 보이는, 얇고 꼬들꼬들한 면발이 곱게 쌓여 있었다. 그 위에는 군침 도는 양념장과 고소한 깨소금, 그리고 푸릇한 김가루까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 집의 막국수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비빔 양념만 얹어져 나오는데, 따로 내어주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으면 물막국수, 그대로 비벼 먹으면 비빔막국수가 되는 마법!

그리고 이어져 나온 수육! 아, 이건 정말이지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갓 삶아져 나온 수육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곁들여 나온 명태회무침과 함께 한 점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 잡내 하나 없이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이 식감, 정말이지 감동 그 자체였다. 가격대가 좀 있다고 했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얼마든지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푹 익힌 보쌈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이 매콤달콤한 명태회무침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이곳의 김치와 명태회무침은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겉절이처럼 신선하면서도 적당히 익어 감칠맛이 살아있는 김치는 수육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이제 본격적으로 막국수를 즐길 차례! 먼저 양념장만 넣고 슥슥 비벼 맛을 봤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메밀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살짝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이 너무 좋았다. 집에서 직접 담근 것 같은, 짜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

하지만 이 집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동치미 국물을 넣었을 때 발휘되었다. 살얼음 동동 띄워진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붓고, 테이블에 비치된 겨자와 들기름, 그리고 취향에 따라 약간의 식초를 추가해 비벼 먹으니… 와우! 이건 정말 ‘대박’이었다. 동치미 국물의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양념장과 어우러지면서 훨씬 더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마치 요즘 못 보던, 옛날 시골에서 맛보던 그런 자연스러운 맛이었다. 면발도 얇아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예술이었다. 꼬들한 메밀면과 시원한 동치미 국물의 조화는 더위까지 싹 가시게 만들었다.

특히 이곳의 막국수는 ‘DIY’ 막국수라고 할 수 있다. 기본 양념에 동치미 국물, 겨자, 들기름, 식초, 설탕까지. 모든 재료를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슴슴하게 비벼 먹다가, 동치미 국물을 듬뿍 넣고 겨자와 들기름을 추가해 먹는 것을 즐겼다. 이렇게 먹으니 정말이지 ‘인생 막국수’를 만난 기분이었다.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그때마다 반찬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변함없는 것은 바로 이 막국수와 수육의 맛. 2년 만에 다시 찾았을 때, 가격은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변치 않는 맛에 감동했다. 다만 이날은 수육이 약간 퍽퍽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외에는 완벽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오래된 노포의 정취와 한적한 시골의 여유로움,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정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여름 휴가철에는 야외석에서 시원한 막국수를 즐기는 것도 정말 좋다고 하는데, 손님이 몰리면 예전 같은 여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캐치테이블 같은 원격 줄서기를 활용하거나 일찍 방문하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사실 이곳은 접근성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자가용 없이는 가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찾아올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관광지 같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집의 메밀면이 얇은 편인데,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메밀 함량이 높아서 면 자체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도 좋았다. 물론 면이 툭툭 끊어진다는 평도 있지만, 나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야외석 의자 밑에 나사가 튀어나온 곳이 많아 앉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여름에는 야외석이 깨끗한 편이 아니거나 실내에 파리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불편함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이곳은 정말이지 ‘나만 알고 싶은 고성의 맛집’이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웨이팅이 더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살짝 든다. 그래도 이 맛있는 막국수와 수육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크다.
혹시라도 강원도 고성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이곳 동루골 막국수에 들러보길 바란다. 북적이는 유명 막국수집에 지쳤다면, 이곳에서 조용하고도 깊은 맛의 진짜 막국수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분명 다시 갈 것이다. 육개장도 맛봐야 하고, 메밀전병도 또 먹어야 하니까!
이곳의 막국수는 정말이지 ‘인생 막국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깊은 맛, 그리고 동치미 국물의 시원함까지! 수육 또한 부드럽고 잡내 없이 훌륭했다. 다음에 가면 편육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애견 동반 식사가 가능한 곳이라고 한다. 외부 테이블이 많아서 강아지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따뜻하고 친절한 응대 덕분에 우리 아이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아, 생각만 해도 다시 침이 고인다. 이 맛있는 막국수와 수육을 맛보고 싶어서라도 조만간 다시 고성을 찾게 될 것 같다. 동루골 막국수,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