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의 마지막 밤, 함덕의 밤공기를 가르며 나는 새로운 미식 탐험에 나섰다.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늦은 저녁을 겸해 술 한잔을 곁들일 곳을 찾던 중, 우연히 마주친 ‘상상’. 겉보기엔 평범한 이자카야였지만, 입구부터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온기와 활기는 이곳이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지녔음을 직감하게 했다. 젊은 두 형제 사장님의 열정이 넘친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기에, 그들의 ‘실험실’에 들어설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차올랐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나무 소재의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석도 있었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홀로 방문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다찌석을 선택했다. 이곳의 분위기는 혼술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의 페이스로 음식을 즐기는 모습은, 이곳이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특별한 장소임을 보여주는 듯했다.
첫 번째 탐구 대상은 단연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고등어 봉초밥이었다. 리뷰에서 이 메뉴를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았기에,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고등어의 지방산과 밥의 탄수화물이 만들어낼 완벽한 화학 반응을 상상하고 있었다. 갓 구워져 나온 봉초밥은 겉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껍질 부분은 160도 이상의 고온에서 짧은 시간 동안 조리되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며 먹음직스러운 갈색 빛깔을 띠고 있었다. 이 갈변 현상은 단순히 미관상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당이 열에 의해 복잡하게 반응하며 풍미를 극대화하는 화학적 과정의 결과물이다.

김에 싸서 먹으라는 추천에 따라, 나는 조심스럽게 봉초밥 한 점을 김으로 감쌌다. 김의 해조류 특유의 향과 봉초밥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고등어는 비린 맛 없이 신선했으며, 밥알은 적절한 간과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원으로서 분석하자면, 고등어의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뇌의 활동을 촉진하며 새로운 맛의 조합에 대한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듯했다. 또한, 밥에는 미량의 글루타메이트가 포함되어 있어 전체적인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첫 입의 만족감은 별 5개 만점에 5개였다.
다음으로 주문한 메뉴는 1인 숙성회였다. 제주도의 물가 대비 가격과 품질이 훌륭하다는 평이 많았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다. 신선한 해산물의 섬세한 맛을 탐구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제공된 숙성회는 다채로운 색감과 신선함을 자랑했다. 붉은 빛깔의 참치, 주황빛의 딱새우, 그리고 여러 종류의 흰 살 생선까지. 각기 다른 단백질 구조와 지방 함량을 가진 이 해산물들은 혀 위에서 각기 다른 질감과 풍미를 선사했다.

일부 리뷰에서 숙성회의 양이 적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1인 메뉴로 적절한 양이었다. 특히 딱새우가 포함된 점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비록 딱새우회가 단독 메뉴로 존재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숙성회 구성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딱새우의 껍질을 까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달콤하고 시원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 맛은 마치 신선한 해산물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미노산과 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메뉴인 딱새우 크림 고로케는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따끈한 튀김옷 속에서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 소스와 탱글한 새우살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했다. 고로케의 겉은 밀가루, 계란, 빵가루의 3단계 코팅을 거쳐 170도 이상의 기름에서 튀겨내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내부의 재료를 부드럽게 익히는 동시에 겉은 바삭한 식감을 부여하는 화학적 변화를 일으켰다. 새우살에 풍부한 단백질과 크림 소스의 지방이 만나 만들어내는 부드러움은 뇌에서 행복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듯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계속 손이 가는 매력이 있었다.

다른 손님들의 테이블을 살펴보니,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혼술러들을 위한 1인 메뉴 구성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은 이곳의 큰 장점 중 하나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특히 여행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요소일 것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 8-9시경에 도착했다가 웨이팅 마감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경험 덕분에 다음날에는 오픈 시간인 5시에 맞춰 일찍 방문했고, 그 결과 다행히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오픈 시간에 맞춰 몰려들었기에, 테이블은 금세 만석이 되었다. 유명한 메뉴는 거의 다 먹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물론, 모든 면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사케를 주문했을 때 테이블 서비스가 다소 부족했고, 알바생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술집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한 칸만 있다는 점도 이용객에게는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주도의 물가 대비 가격과 품질은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서울의 괜찮은 이자카야와 비교했을 때 감칠맛이나 맛의 발란스에서 한두 수 정도 빠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함덕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퀄리티와 분위기를 제공하는 곳은 흔치 않다고 판단된다.
전반적으로 ‘상상’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했다. 특히 고등어 봉초밥은 제주도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이 메뉴는 단순히 음식을 넘어, 하나의 ‘경험’이었다. 겉면의 바삭함, 속살의 촉촉함, 그리고 밥과의 완벽한 조화는 복합적인 미각적 즐거움을 제공했으며, 이는 혀에 있는 미뢰뿐만 아니라 뇌의 쾌락 중추까지 자극하는 듯했다.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던 ‘상상’.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그리고 열정적인 사장님의 서비스까지, 제주에서의 좋은 추억 하나를 더 깊게 새길 수 있었다. 다음에 제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 다시 달려와 다른 메뉴들도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제주의 밤을 풍미롭게 채워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