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두었던 서초 지역의 숨겨진 맛집, 아이케이부오노로 향했다. 회색빛 건물들 사이로 빛나는 “IK BUONO” 간판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깔끔한 블랙 톤의 외관에 흰색 글씨로 적힌 상호는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샘솟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은은하게 퍼지는 맛있는 냄새에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조명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딱 좋은 밝기였고, 은은한 음악소리가 공간을 부드럽게 채우고 있었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피자,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오노 피자’와 ‘봉골레 스파게티’가 시그니처 메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주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샐러드로는 ‘프로슈토와 리코타 치즈 샐러드’, 그리고 육식 마니아인 나를 위한 ‘통갈비 구이’까지 추가하여 풍성한 만찬을 즐기기로 결정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프로슈토와 리코타 치즈 샐러드였다. 신선한 야채 위에 얇게 슬라이스된 프로슈토와 큼지막한 리코타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샐러드 위에는 치즈가 눈처럼 소복이 쌓여있고, 방울토마토가 붉은 포인트를 더하고 있었다. 드레싱은 과하지 않게 뿌려져 있어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프로슈토의 짭짤함과 리코타 치즈의 고소함, 그리고 신선한 야채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다만, 프로슈토 자체의 풍미가 조금 약했던 점은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와인과 함께 곁들이기에 훌륭한 선택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오노 피자가 등장했다. 둥근 팬에 담겨 나온 피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도우가 인상적이었다. 짭짤하게 간이 된 햄과 야채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치즈는 마치 용암처럼 흘러내릴 듯 녹아 있었다.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니, 어릴 적 피자힐에서 먹었던 추억의 맛이 느껴졌다.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맛. 하지만 정통 이탈리안 피자라고 하기에는 도우가 다소 두꺼운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피자힐 스타일을 좋아하기에 만족스러웠지만, 치즈의 풍미가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치즈를 듬뿍 넣어달라고 부탁해봐야겠다.

다음은 아이케이부오노의 시그니처 메뉴인 봉골레 스파게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면발 위로 신선한 바지락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면을 한 입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기가 일품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국물은 계속해서 입맛을 당겼고, 탱글탱글한 면발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과연 시그니처 메뉴라고 불릴 만한 훌륭한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메뉴는 통갈비 구이였다. 뜨거운 철판 위에 올려져 나온 통갈비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있었다. 큼지막한 갈빗대가 먹음직스러웠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풍겨져 나왔다.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LA갈비와 비슷한 익숙한 맛이 느껴졌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갈비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고기가 조금 질겼다. 뼈에 붙은 살을 뜯는 재미는 있었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기대했던 터라 살짝 실망스러웠다. 양은 푸짐해서 가성비는 나쁘지 않았지만, 맛을 고려하면 재주문은 고민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은 괜찮았지만, 서비스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주문한 빵이 너무 늦게 나오는가 하면, 직원을 호출해도 응답이 늦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장님의 말투 또한 친절과는 거리가 멀어, 기분 좋은 식사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가격대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콜키지 프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와인 모임을 즐기기에는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만약 이곳을 방문한다면, 와인 한 병을 가져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봉골레 스파게티와 부오노 피자는 꼭 맛보길 바란다. 하지만 기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나는 다음에는 와인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다양한 메뉴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 때는 서비스도 개선되어 있기를 기대해본다.
아이케이부오노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비록 서비스는 아쉬웠지만, 음식 맛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부오노 피자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서초에서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찾는다면, 아이케이부오노에 방문하여 추억을 되짚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