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던 닭찜 생각이 간절해지는 날, 안동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어라.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안동 구시장, 그 좁은 골목길 사이에 숨어있는 맛집, 바로 ‘효자통닭’이었지.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푸근하게 느껴졌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사투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것이, 여기가 바로 안동이구나 싶더라. 테이블 몇 개 놓인 아담한 공간은 이미 동네 주민들로 북적였어.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실내 풍경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지.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메뉴판을 보니 찜닭, 통닭, 마늘닭 등 다양한 닭 요리가 있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건 ‘쪼림닭’이었어. 안동에 왔으니 찜닭은 당연히 먹어야겠지만, 왠지 모르게 쪼림닭에 더 끌리더라고. 짭조름하면서 매콤한 양념에 푹 졸여진 닭이라니,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였어.
“사장님, 쪼림닭 한 마리 주이소!”
주문을 마치니, 따끈한 숭늉 한 사발이 나왔어.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숭늉을 홀짝이며 가게 안을 둘러보니, 벽 한쪽에는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에 소개된 사진이 걸려있었어.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구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쪼림닭이 나왔어. 윤기가 좔좔 흐르는 닭고기 위에 쫑쫑 썰린 파와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어.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 당장이라도 젓가락을 들고 달려들고 싶었지.

젓가락으로 닭다리 하나를 집어 들었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닭고기를 한 입 베어 무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아.
쪼림닭에는 큼지막한 감자와 떡도 들어있었는데, 요 녀석들도 양념이 쏙 배어 얼마나 맛있던지. 특히 떡은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닭고기와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어.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닭볶음탕 맛도 나는 것 같고, 먹을수록 고향 생각이 간절해지더라.

함께 나온 김치도 예술이었어.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김치는 쪼림닭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지. 닭고기 한 점에 김치 한 조각 올려 먹으니, 크~ 이 맛이야!
정신없이 쪼림닭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밥은 안 시키나?” 하시더라고. 아차! 밥을 안 시켰네. 쪼림닭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사장님, 밥 한 공기 추가요!”
뜨끈한 쌀밥에 쪼림닭 양념을 듬뿍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세상에 이런 맛이! 짭조름하면서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정말 꿀맛이었어.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고, 두 숟갈 뜨면 엄마 보고 싶어지는 그런 맛이었지.

혼자서 쪼림닭 한 마리를 뚝딱 해치우고 나니, 배가 빵빵해졌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 안동까지 왔는데, 찜닭을 안 먹어볼 순 없잖아?
“사장님, 찜닭 작은 걸로 하나만 더 주이소!”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닭이 나왔어. 큼지막한 닭고기와 당면, 감자, 양파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었지. 찜닭 특유의 달콤 짭짤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것이, 또다시 식욕이 폭발하기 시작했어.
찜닭 역시 닭고기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어. 특히 당면은 찜닭 양념을 듬뿍 머금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재미가 쏠쏠했지. 찜닭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었는데,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어.

배부르게 밥을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어디서 왔어?” 하고 물으시더라고.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멀리서 왔는데, 맛있게 먹었으면 됐다” 하시며 환하게 웃으셨어. 그 따뜻한 미소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지.
효자통닭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정겨운 인심과 따뜻한 추억을 함께 파는 곳이었어. 시골 할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푸근한 밥상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지.
안동 여행 가시는 분들, 꼭 한번 효자통닭에 들러 쪼림닭 한 번 맛보시소! 후회는 절대 없을 거라예! 아, 그리고 혹시 마늘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늘닭도 한번 드셔보이소. 튀긴 닭에 간마늘 듬뿍 올려준다는데, 저는 배가 너무 불러 못 먹어본 게 아직까지 아쉽구먼. 다음에는 꼭 마늘닭 먹으러 다시 가야겠어.

참, 그리고 효자통닭은 재료 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는 날도 많으니, 미리 전화해보고 가는 게 좋을 거라. 전화번호는 054-857-6116 이니, 참고하시고.
안동 맛집 효자통닭에서 맛본 쪼림닭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다음에 또 안동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그 따뜻한 인심과 맛있는 닭 요리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