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퓨전 파스타, 얇은 피자 씹는 맛 일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잘 가꿔진 정원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편안함이 감돌았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화분들은 싱그러움을 더했고, 은은한 배경 음악은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을 먼저 맛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살펴보았지만, 기존의 익숙한 메뉴판과는 조금 다른 형태에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A4 용지에 출력된 듯한 메뉴들은 아크릴 판에 꽂혀 있었는데, 물론 내용은 충실했지만 조금 더 전문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책자 형태의 메뉴판이었다면 더욱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테이블 세팅 모습
따뜻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어우러진 실내 풍경

이내 곧 저희 테이블로 등장한 샐러드 파스타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신선한 채소 위에 먹음직스럽게 얹어진 새우와 베리류, 그리고 톡톡 터지는 석류알갱이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따로 준비되어 나온 오리엔탈 풍의 드레싱은 샐러드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비밀병기였습니다. 상큼하면서도 깊이 있는 풍미가 면과 채소, 그리고 해산물까지 완벽하게 감쌌습니다. 샐러드 아래 숨겨져 있던 파스타 면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드레싱과의 조화가 일품이었습니다.

샐러드 파스타
신선한 재료와 독특한 드레싱의 조화가 돋보이는 샐러드 파스타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풍성한 토핑이 얹어진 피자는 또 다른 매력이었습니다. ‘빠삭’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만큼 가벼우면서도 고소한 도우는 씹을수록 풍미가 살아났습니다. 토핑들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조화롭게 어우러졌습니다. 여러 종류의 피자를 맛보았는데, 각기 다른 매력으로 입안 가득 행복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피자와 샐러드
얇고 바삭한 도우의 피자와 다채로운 샐러드

이곳의 특별한 메뉴 중 하나인 빵 스프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동그란 빵의 윗부분을 잘라내고 그 안에 꾸덕하고 따뜻한 콘스프를 가득 채워낸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스프는 적당한 단맛과 진한 풍미를 자랑했는데, 마치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시판 스프의 맛과 99%의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 시판 스프가 꽤나 맛있었기에 즐겁게 맛볼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가게만의 독창적인 레시피라는 느낌은 조금 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과 스프가 어우러진 부드러우면서도 든든한 식감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빵 스프
독특한 비주얼의 빵 스프, 든든하고 부드러운 맛

이 빵 스프와 피자를 더욱 부담 없이 즐기기 위해서는 새콤한 피클이 곁들여졌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입니다. 혹시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그날만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음료로는 자몽에이드와 레몬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처음 주문했던 자몽에이드는 준비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고 레몬에이드로 변경했는데, 흔히 맛보는 탄산수 베이스의 에이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맹물에 가까운 탄산수 혹은 플레인 워터에 신선한 레몬즙을 짜 넣어 만든 듯한 느낌이었는데, 강렬한 신맛과 약간의 떫은맛이 입안을 자극하며 눈을 찡그리게 했습니다. 좀 더 부드럽고 조화로운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갖춰졌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디저트 또는 브런치 메뉴
비주얼이 훌륭한 브런치 메뉴, 촉촉한 빵과 크림 소스가 인상적

서비스 측면에서는 두 분의 직원분들이 꼼꼼하게 가게를 관리하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이 다소 늦게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테이블에 놓인 물과 냅킨이 휴대폰 충전 콘센트를 가리고 있어 조금 지저분해 보였던 점, 그리고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가게 주변의 운전 경로에 대한 간략한 안내가 있다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테이블을 정리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한 면으로 음식물 찌꺼기를 닦아내고 나머지 면으로 테이블을 닦으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리 테이블이라 그런지 물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른 행주를 한 번 더 사용하거나 좀 더 정갈하게 테이블을 닦는 방법을 고민하신다면 고객들에게 더욱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 여러 가지
다양한 메뉴의 풍성한 식탁

이곳에서 맛본 메뉴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고추장 베이스의 파스타였습니다. 혁신점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그 메뉴가 이곳에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주문한 모든 메뉴는 훌륭했습니다. 각 메뉴가 가진 고유의 풍미와 훌륭한 밸런스는 잊을 수 없는 맛의 여운을 남겼습니다.

매장 내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어 안심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음식 또한 언제나처럼 맛있었으며, 함께 방문한 일행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비록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곳은 훌륭한 맛과 만족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하는 매력적인 공간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혁신점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그 특별한 고추장 파스타도 꼭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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