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양식 맛집, 손님 접대에도 손색없는 크림 파스타의 비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의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하면서도, 문득 ‘여긴 정말 괜찮네’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런 곳 말입니다. 얼마 전, 의성의 조금은 한적한 동네에서 그런 가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군청 바로 옆, 의성역과 터미널에서도 도보로 1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마치 의성에 양식이 귀하다는 편견을 깨부수기 위해 나타난 듯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가게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간 월요일 오후, 조용히 내부로 발을 들였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개별 룸처럼 분리된 좌석들이었습니다. 덕분에 다른 손님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우리 일행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식이라 혹시 불편함은 없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더해주었습니다. 테이블은 원목 재질로 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을 주었고,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벽면 한쪽에는 최신식 태블릿 메뉴판이 놓여 있어 깔끔하게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베이컨 크림 파스타와 통살 새우볼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베이컨 크림 파스타는 지인 추천이 꽤 많았던 메뉴라 기대가 컸습니다. 잠시 후, 커다란 파란색 접시에 담겨 나온 파스타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푸짐한 베이컨 크림 파스타
풍성한 재료와 부드러운 크림 소스가 어우러진 베이컨 크림 파스타.

진한 크림 소스가 면발에 촉촉하게 배어 있었고, 큼직하게 썰어 넣은 베이컨과 싱싱한 버섯, 그리고 양파가 넉넉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포크로 면을 들어 올리자, 소스가 흘러내리는 모습이 무척 먹음직스러웠습니다. 한 입 맛보니,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림 맛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소스의 농도가 너무 묽거나 되직하지 않고 딱 적당해서, 면과의 조화가 훌륭했습니다. 씹을 때마다 짭짤한 베이컨의 풍미와 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뻑뻑하다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이곳의 베이컨 크림 파스타는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잘 만든’ 파스타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조화가 뛰어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삭한 통살 새우볼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통살 새우볼.

함께 주문한 통살 새우볼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동글동글하게 튀겨져 나온 새우볼은 겉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바삭하게 튀겨진 튀김옷 안에 탱글탱글한 새우살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겉의 바삭함과 속살의 부드러움이 대비를 이루며 기분 좋은 식감을 선사했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할 만한 메뉴였습니다.

파스타와 새우볼, 그리고 피클
함께 나온 피클과 함께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새우볼은 곁들임 메뉴로 6,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큼직한 새우가 통째로 들어간 듯한 만족감은 가격 대비 훌륭했습니다.

이번에는 로제 리조또와 고르곤졸라 피자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덧붙여 볼까 합니다. 평소 로제 소스를 좋아하고, 치즈를 즐겨 먹는다면 이곳의 고르곤졸라 피자는 분명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개별 룸 형태의 테이블 세팅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는 룸 형태의 공간.

바삭하게 구워진 도우 위에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고르곤졸라 치즈가 듬뿍 올라간 피자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메뉴였습니다. 꿀에 찍어 먹으면 단짠의 조화가 일품이었고, 쌉싸름한 맛과 풍부한 향이 어우러져 맥주 한 잔을 곁들이기에도 좋았습니다. 다른 리뷰에서 봤듯이, 이 피자는 정말 ‘최상위권’에 들어갈 만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르곤졸라 피자
치즈의 풍미가 가득한 고르곤졸라 피자.

사실, 이번 방문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음료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콜라를 주문했는데, 유리잔에 시원하게 담겨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캔으로 제공되었고, 컵 역시 종이컵이었습니다. 물론 캐주얼한 식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전체적인 음식의 퀄리티와 분위기에 비해 사소하지만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특히 혼자 방문했을 때는 이런 작은 부분들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아쉬움일 뿐,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붉은 소스의 스파게티
토마토 베이스의 매콤한 스파게티.

이곳은 분명 의성에서 양식 불모지라고 불릴 만한 상황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는 곳임이 분명합니다. 훌륭한 맛의 파스타와 피자는 물론,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까지 더해져 손님을 대접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미팅이나 귀한 손님을 모셔야 할 때, 혹은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꼭 다른 메뉴들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파스타와 리조또, 그리고 다른 종류의 피자까지, 이곳의 주방이 만들어내는 맛의 세계는 아직 다 탐험하지 못한 매력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의성에서 특별한 식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 동네 골목길 숨은 보석 같은 이 곳을 한번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