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의 맛, 광주에서 과학적으로 파헤친 한정식 실험: 진도예가 방문기

오랜만에 방문하는 광주. 이번 여정의 목적은 단 하나, 전라도 한정식의 정수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목적지인 ‘진도예가’는 20년 가까이 그 자리를 지켜온, 꽤나 이름난 맛집이라 들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웅장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빛 건물 외벽에는 큼지막하게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빛나는 “진도예가” 네온사인이 박혀 있었다. 마치 거대한 실험실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간판이 멀리서도 눈에 띄어 길 찾기는 매우 수월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 차량을 이용한 방문도 용이해 보였다.

진도예가의 외관
저 멀리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진도예가”의 간판. 마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관문 같았다.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친절한 직원의 안내로 바로 룸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대부분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음식의 풍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코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전라도 한정식의 진수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코스 요리의 가짓수가 워낙 많다 보니, 다음 음식이 나오는 텀이 조금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복잡한 화학 반응의 단계를 기다리는 것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찹쌀밥이었다. 한 입 맛보는 순간, 아쉬움이 느껴졌다. 찰기는 부족했고, 온도는 차가웠다. 찹쌀의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거나, 보관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한 탓일 것이다. 첫 단추부터 살짝 어긋난 느낌이었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다행히, 이어진 요리들은 훌륭했다. 싱싱한 횟감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육전은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홍어삼합은 인상적이었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코를 자극했지만, 과하게 삭히지 않아 홍어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흑산도 홍어는 아닐지라도, 숙성 정도와 돼지고기, 묵은지의 조화가 훌륭했다. 홍어의 알싸한 맛은 유리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TMAO(Trimethylamine oxide)가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 때문인데, 이 물질이 혀의 미각 수용체를 자극하여 독특한 풍미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냉동 연어와 얇은 육전, 생 와사비가 아닌 점은 아쉬웠다. 냉동 연어는 해동 과정에서 세포가 파괴되어 특유의 탄력 있는 식감이 사라지고, 드립(Drip)이 발생하여 풍미가 저하된다. 생 와사비 대신 저렴한 분말 와사비를 사용하는 것은, 음식에 대한 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를 보면 육전의 얇기를 확인할 수 있다.

보쌈은 돼지 누린내가 살짝 나는 점이 아쉬웠다. 돼지 특유의 냄새는 스카톨, 안돌, 페놀 등의 휘발성 화합물 때문인데, 조리 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듯했다.

식사를 하다 보니, 옆 테이블에서 언쟁이 벌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종업원이 앞접시를 제대로 가져다주지 않자, 손님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심지어, 직원이 설거지하기 힘드니 앞접시를 나눠 쓰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손님에게 “어려 보여서 설거지하고 가라고 했다”는 해명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분명히 보였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4인 기준으로 15만원 또는 18만원 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합리적이었다. 와 10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차림은 푸짐했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제공되는 보리굴비는 훌륭했다.

보리굴비는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감칠맛이 극대화되고, 숙성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이 풍미를 더한다. 차가운 녹차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를 얹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환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제공된 녹차의 테아닌 성분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굴비의 짭짤한 맛과 녹차의 은은한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다양한 음식들이 테이블 가득 차려진 모습.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전반적으로, ‘진도예가’는 훌륭한 음식과 아쉬운 서비스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음식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준수했지만, 일부 메뉴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서비스는 개선의 여지가 컸다. 하지만, 룸으로 분리된 공간과 푸짐한 상차림은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 적합해 보였다.

‘진도예가’에서의 경험은, 마치 복잡한 화학 반응과 같았다. 몇 가지 오류(error)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result)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 방문 시에는 서비스 개선과 메뉴의 퀄리티 향상을 기대해 본다.

이번 광주 방문은 ‘진도예가’라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을 발견한 값진 시간이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다음 ‘전라도 맛’ 탐험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지역적 미각의 맛집을 발견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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