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쯤, 나는 어김없이 ‘네살차이’를 찾는다. 이곳의 단밤 오레 시즌은 내게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같다. 좌천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큰 간판 하나 없이, 그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끌어당긴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듯한 기분.
수정터널을 지나, 굽이진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평온한 동네, 좌천이었다. 차를 몰아 진입로 밑 공영주차장에 안전하게 주차하고, 카페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5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네살차이’.
입구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마치 비밀스러운 아지트처럼 숨어있는 듯했다. 하얀색 벽에 작은 나무 간판만이 이곳이 ‘네살차이’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간판에는 낡은 나무판에 새겨진 두 남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 소박함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기분으로,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따스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함께,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포근함.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4인용 테이블 두 개와 2인용 테이블 몇 개가 전부였지만, 그 공간은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따뜻함을 더하고, 곳곳에 놓인 작은 소품들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본 감성이 살짝 느껴지는 인테리어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넘쳤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스팀 식빵이었다. 갓 쪄낸 따끈한 식빵에 버터와 팥 앙금을 곁들여 먹는 맛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음료 메뉴도 다양했다. 핸드드립 커피, 커피 플로트, 레몬 키위 소다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민 끝에 나는 스팀 식빵 세트와 포도 바질 다즐링 티를 주문했다.
주문은 1층 카운터에서 해야 했다. 입구에서부터 친절하게 카페 이용 방법을 설명해주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메뉴를 고른 후 1층으로 내려가 주문을 마치니, 사장님은 직접 메뉴를 테이블까지 가져다주셨다.
기다리는 동안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자개 공방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었다. 독특한 구조가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다음을 기약했다.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나무 찜기에 담겨 나온 스팀 식빵은 갓 쪄낸 듯 따뜻했고, 빵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함께 나온 버터와 팥 앙금은 먹음직스러운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포도 바질 다즐링 티는 맑고 투명한 색깔에, 싱그러운 바질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따뜻한 식빵을 손으로 찢어 버터를 살짝 발라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버터 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팥 앙금을 듬뿍 올려 먹으니, 달콤함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갓 쪄낸 빵이라 그런지, 일반 식빵보다 훨씬 촉촉하고 쫄깃했다. 버터는 살짝 짭짤하면서 풍미가 깊었고, 팥 앙금은 적당히 달콤해서 빵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버터와 팥 앙금은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인심 좋은 사장님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졌다.
포도 바질 다즐링 티는 기대 이상이었다. 은은한 바질 향과 달콤한 포도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많이 달지 않아 식사 후 입가심으로도 완벽했다. 나는 이 티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음미하며,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나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들을 보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을 정도였다. 테이블 이용 시간이 정해져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네살차이’는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또한 훌륭한 곳이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나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벽에 걸린 빈티지한 액자, 은은한 조명,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소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카페 문을 나섰다. 문을 열자, 다시 차가운 겨울 공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내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네살차이’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부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네살차이’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따뜻한 스팀 식빵과 향긋한 차를 마시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네살차이 찾아가는 길
* 주소: 부산 [지역명] [맛집] 좌천역 근처 (상세 주소는 검색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 영업시간: 12:00 – 18:00 (휴무일은 인스타그램 공지 참고)
* 주차: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나만의 평점
* 맛: ⭐⭐⭐⭐⭐
* 분위기: ⭐⭐⭐⭐⭐
* 서비스: ⭐⭐⭐⭐⭐
* 가격: ⭐⭐⭐⭐
총평:
‘네살차이’는 단순한 카페가 아닌, 따뜻한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갓 쪄낸 스팀 식빵의 부드러운 식감과 향긋한 차의 조화는,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부산 여행 중 꼭 방문해야 할 [맛집]으로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