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짚는 맛, 부산 서면 춘하추동밀면 맛집 기행

부산,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도시. 파란 바다와 활기 넘치는 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그곳의 향토 음식, 밀면이다. 특히 춘하추동밀면 서면본점은 부산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명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서면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 또한 훌륭하다. 부산시민공원과도 가까워 식사 전후로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춘하추동이라는 이름에는 사계절 변함없는 맛을 선사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설레는 마음으로 춘하추동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1층은 공사 중이라 2층으로 안내받았는데,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벽면에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사인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는데,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춘하추동밀면 서면본점 외관
춘하추동밀면 서면본점의 정갈한 외관. 붉은색 차양과 깔끔한 간판이 인상적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 그리고 만두가 주력 메뉴인 듯했다. 고민 끝에, 춘하추동의 대표 메뉴인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하나씩 주문하고, 쫄깃한 만두도 함께 맛보기로 했다. 잠시 후, 주문한 밀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먼저, 물밀면의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켰다. 은은한 한약재 향이 코 끝을 스치며, 깊고 시원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5가지 한약재와 한우 뼈를 넣고 끓였다는 육수는, 그 정성만큼이나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시판 육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춘하추동만의 독특한 매력이었다. 살얼음이 살짝 띄워진 육수는 청량감을 더했고, 더운 날씨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주었다.

춘하추동밀면 물밀면
살얼음이 동동 뜬 춘하추동 물밀면. 고명으로 올려진 편육과 계란 지단이 먹음직스럽다.

면발은 얇고 탄력이 넘쳤다. 젓가락으로 휘저으니, 면이 엉키지 않고 술술 풀리는 것이, 숙련된 솜씨로 뽑아낸 면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최근에 맛본 밀면 중 단연 최고였다. 고명으로 올려진 편육은 얇게 썰어져 있어 면과 함께 먹기에 부담이 없었고,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서 좋았다. 계란 지단은 고소함을 더했고, 오이는 아삭한 식감으로 입 안을 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물밀면에는 다대기가 듬뿍 올려져 나오는데,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하여 풀어서 먹으면 된다. 나는 매콤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대기를 모두 풀어 면과 함께 맛보았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밋밋할 수 있는 밀면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다대기의 매콤함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다음으로, 비빔밀면을 맛볼 차례. 붉은 양념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게 했다. 비빔밀면에는 가오리회가 함께 올려져 나온다는 점이 독특했다. 젓가락으로 면과 양념을 골고루 비벼 한 입 맛보니,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춘하추동밀면 비빔밀면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밀면. 가오리회의 쫄깃함이 더해져 풍성한 식감을 자랑한다.

비빔밀면의 양념은 캡사이신으로 매운 맛을 낸 것이 아니라, 고추를 이용하여 매운 맛을 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억지로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고 깔끔한 매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면발은 물밀면과 마찬가지로 쫄깃했고, 가오리회는 꼬들꼬들한 식감으로 씹는 재미를 더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 모두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비빔밀면이 조금 더 내 취향에 맞았다. 새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가오리회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밀면과 함께 주문한 만두도 맛볼 차례. 얇은 피에 속이 꽉 찬 만두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했다. 흔히 맛볼 수 있는 평범한 만두 맛이 아니라, 춘하추동만의 비법이 담긴 특별한 맛이었다. 특히, 만두피가 감자피처럼 쫄깃해서 인상적이었다. 밀면과 만두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매콤한 밀면을 먹고, 쫄깃한 만두를 먹으니, 입 안이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춘하추동밀면 만두
만두피가 쫄깃한 춘하추동 만두. 밀면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춘하추동에서는 따뜻한 육수를 셀프로 가져다 마실 수 있다. 은은한 한약재 향이 나는 육수는, 밀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멸치 육수처럼 시원하면서도, 닭 육수처럼 깊은 맛이 느껴졌다. 후추를 살짝 뿌려 마시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났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춘하추동의 밀면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듯했다. 한 그릇의 밀면에는,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애환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춘하추동밀면 서면본점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얇은 면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면의 굵기를 조절하여 쫄깃한 식감을 더욱 살렸다고 한다. 또한, 고춧가루는 국내산 최상급의 고랭지 고추를 직접 갈아 사용하고, 밀가루 반죽은 그날 사용할 만큼만 준비하는 등, 음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춘하추동의 문을 나섰다. 밖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밀면을 맛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설레는 표정을 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춘하추동의 밀면은, 부산 사람들의 추억을 되살려주고, 여행자들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음식이다.

부산을 방문한다면, 춘하추동밀면 서면본점에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9000원이라는 가격에 훌륭한 밀면을 맛볼 수 있으며,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매장 컨디션은 만족감을 더할 것이다. 춘하추동에서 밀면 한 그릇을 맛보는 순간, 당신은 부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서면에서 맛보는 밀면 한 그릇,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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