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오래된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오늘, 옛날 통닭에 맥주 한잔 어때?” 그 말에 망설임 없이 “좋아!”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약속 장소는 정남,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곳. 그곳에 ‘치킨집’이라는, 이름마저 정겨운 통닭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촌스럽지만, 그래서 더 끌리는 이름이었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정남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다다르자, 마치 오래된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간판 대신, 투박한 나무판에 ‘치킨집’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주변은 온통 초록색 잔디밭. 그 위에는 앙증맞은 공룡 조형물들이 놓여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공간,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작은 집 같은 외관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기름 냄새와 함께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벽에는 낙서 가득한 종이가 붙어 있었고, 군데군데 낡은 흔적이 보였다.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편안하고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단출했다. 후라이드, 양념, 간장, 매운 양념 등 클래식한 치킨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100% 국내산 신선육만 사용한다는 문구가 믿음직스러웠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양념 통닭과 후라이드 치킨 반반을 주문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봤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활기가 느껴졌다.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쓰여 있었다. 메뉴판에는 100% 창녕 고추장 치킨, 와락 치킨, 날개 치킨 같은 특별한 메뉴도 있었다. 다음에는 꼭 저 메뉴들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치킨이 나왔다. 쟁반 가득 담긴 치킨의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갓 튀겨져 나온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양념 통닭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후라이드 치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가장 먼저 양념 통닭을 맛봤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 맛! 어릴 적,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끈적하면서도 달콤한, 추억의 맛이 혀끝을 감쌌다. 닭고기는 쫄깃했고, 튀김옷은 바삭했다. 양념은 과하지 않고 딱 적당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후라이드 치킨을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닭고기는 육즙이 가득했다. 느끼함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함께 나온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치킨과 함께 시원한 맥주도 한 잔 들이켰다. 톡 쏘는 탄산과 시원한 맥주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역시 최고였다.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치킨을 먹으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닭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남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서야, 겨우 젓가락을 놓을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는 인자한 미소를 띤 사장님께서 계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치킨 덕분이기도 했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다.
정남 ‘치킨집’은 단순한 통닭집이 아니었다. 그곳은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맛있는 치킨은 물론, 푸근한 분위기와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화려하고 세련된 곳은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매력이 가득한 곳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장님의 친절함이었다. 배달을 시켰을 때도, 직접 배달을 오셔서 유쾌한 농담을 건네시며 기분 좋게 해주셨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음식 맛은 물론, 사람 냄새나는 서비스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아이들은 가게 앞 잔디밭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은 맛있는 치킨에 맥주 한잔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정남 ‘치킨집’은, 내게 단순한 맛집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어느덧 밤은 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정남의 풍경은, 왠지 모르게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 맛본 치킨의 맛과, 그곳에서 느꼈던 따뜻한 감정들이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정남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그곳에서 또 어떤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근처 캠핑장을 찾는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푸짐한 양과 맛은 물론, 유쾌하고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캠핑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친구와 나눈 이야기는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 웃고 울었다. 정남 ‘치킨집’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우정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어쩌면,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남 ‘치킨집’의 통닭은, 내게 그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앞으로도 나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또 어떤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하며, 오늘 밤도 행복한 꿈을 꿀 것이다. 정남 맛집 ‘치킨집’, 잊지 못할 지역명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