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읍내 장날이면 엄마 손 잡고 따라나서 왁자지껄한 시장통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지. 그중에서도 제일 기다려지는 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튀김 골목이었어. 오늘은 왠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전 맛집을 발견했다는 소식에 설레는 맘으로 용전동으로 향했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머, 여긴 완전히 젊은이들 세상이네!”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어. 밖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훤칠하게 넓은 공간에 반짝이는 조명이 눈을 사로잡았지. 큼지막한 스크린에서는 신나는 노래에 맞춰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고, 젊은 친구들은 흥에 겨워 맥주잔을 부딪히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더라고.

나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어. 메뉴가 어찌나 많은지, 한참을 들여다봐도 도통 뭘 골라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 떡볶이, 튀김, 전골, 짬뽕… 없는 게 없네. 마치 옛날 백화점 지하 식품 코너에 온 듯한 기분이었어. 요즘 젊은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안주를 즐기는가 싶어 괜스레 신기하고 재미있었지.
고민 끝에, 곱창전골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얼른 주문했지. 곁들여 마실 맥주도 빠질 수 없잖아? 시원한 생맥주도 한 잔 주문했어. 젊은 친구들처럼 “인싸”가 되려면 나도 질 수 없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곱창전골이 나왔어. 냄비 가득 담긴 곱창과 야채, 버섯, 당면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더라. 국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어. “아이고, 이 냄새만 맡아도 술이 술술 들어가겠네!”

국자로 곱창 한 덩이를 건져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어. “이야, 이 맛이야!” 곱창 특유의 잡내는 하나도 없고, 씹을수록 깊은 풍미가 느껴졌지. 얼큰한 국물은 또 어떻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속을 확 풀어주는 기분이었어.
면 좋아하는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젓가락으로 당면을 후루룩 건져 먹으니, 쫄깃한 면발에 매콤한 국물이 착 감겨 정말 꿀맛이더라. 곱창이랑 야채를 같이 먹으니,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고, 맛도 훨씬 풍성해졌어.
시원한 생맥주 한 모금 들이켜니, 입안의 기름기가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어. 탄산이 톡톡 터지는 청량감에,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맥주 맛이 더해지니, “캬, 이 맛에 맥주 마시는 거지!” 싶더라.

사실, 곱창전골만 먹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어. 그래서 이번에는 꿔바로우를 하나 시켜봤지. 튀김옷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꿔바로우는, 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 옛날에 중국집에서 시켜 먹던 꿔바로우랑은 차원이 다르더라고. “아이고, 젊은이들 입맛에 딱 맞겠네!”

옆 테이블을 흘끗 보니, 다들 구슬 떡볶이를 먹고 있더라고. 몽글몽글 귀여운 구슬 모양 떡이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나도 모르게 “저것도 하나 주세요!” 외쳐버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눈앞에 구슬 떡볶이가 놓였어. 젓가락으로 떡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정말 좋더라. 매콤달콤한 양념은 어찌나 맛있던지, 자꾸만 손이 갔어. “아, 옛날 학교 앞에서 먹던 떡볶이 맛이랑 똑같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맛이었어.

이 집,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한 게 느껴졌어. 어찌나 깔끔한지, 매장도 반짝반짝 빛이 나고, 화장실도 어찌나 깨끗하던지. 젊은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어찌나 친절하던지,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특히, 맥주를 시키면 차가운 냉장고에서 갓 꺼낸 듯한 시원한 잔에 따라 주는 센스가 아주 맘에 들었어. 살얼음이 살짝 낀 잔에 맥주를 마시니, 그 시원함이 이루 말할 수 없더라.
다 먹고 계산하려는데, 사장님께서 “1월에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해주시더라고. 2007년생, 그러니까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젊은 친구들에게는 안주 하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라고 하셨어. “아이고, 우리 딸 데리고 또 와야겠네!” 속으로 생각했지.
용전동 넛츠비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나처럼 나이 지긋한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지역 맥주 맛집이었어. 맛있는 안주와 시원한 맥주,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용전동 넛츠비어를 한번 방문해보는 건 어떻겠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오랜만에 젊은 친구들의 활기찬 에너지를 느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다음에 딸이랑 꼭 다시 와야지. 그때는 더 많은 메뉴를 시켜서 맛봐야겠다 다짐하며 집으로 향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