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어 칠갑산을 찾았다. 산행 후 허기진 배를 달래줄 따뜻한 밥 한 끼를 기대하며, 방송에도 소개되었다는 지역 맛집을 향했다. 혼자 여행을 자주 다니는 나에게 ‘혼밥하기 좋은 곳’은 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낯선 곳에서 홀로 식사할 때,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와 1인분 주문 가능 여부, 그리고 적절한 좌석 배치는 필수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문을 열었을 때, 나의 혼밥 여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식당 건물 자체는 겉보기에 꽤 오래된 듯했지만,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운치 있는 느낌을 주었다. 건물 앞으로는 널찍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듬성듬성 보이는 나무들이 가을의 쓸쓸함을 더하는 듯했다. 입구에 걸린 ‘맛집’이라는 현수막은 분명 나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었지만, 곧이어 마주할 경험에 대한 복선이었을 줄이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사실 ‘위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위, 그리고 테이블 주변에서 느껴지는 끈적임과 먼지는 영 편안한 기분을 주지 못했다. 특히 내가 앉게 될 자리의 가스버너는 기름때가 눌어붙어 있었고, 식사 중에도 눈에 띄게 파리들이 윙윙거리며 신경을 거슬렀다. 1인 손님으로서 이런 환경은 더욱 민감하게 다가왔다.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주문을 하려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다. 여러 가지 메뉴 중에서 하나를 고르려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메뉴는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내가 ‘까다로운’ 손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메뉴 선택권을 제한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1인 손님으로서 여러 메뉴를 맛보고 싶거나, 혹은 특정 메뉴만 맛보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모든 인원이 같은 메뉴를 먹어야 한다는 점은 혼밥족에게는 꽤나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메뉴를 하나로 통일하고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4인 기준으로 총 6만원 상당의 식사였다. 겉보기에는 솥밥과 함께 여러 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하지만 솥에서 나온 밥은 찰기 없이 질었고, 고기는 4인분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이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양은 가격 대비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마치 7천원짜리 백반집에서 나오는 수준의 고기 양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함께 나온 비빔밥 역시 실망스러웠다. 이곳에 오기 전, 항아리들이 많아 왠지 맛있고 신선한 비빔밥을 기대했었는데, 고추장 맛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맛이 너무 밋밋했다. 함께 나온 청국장 역시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했다. 신선해야 할 야채들도 시들시들한 상추가 나와, 전반적인 음식의 질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도 파리는 계속해서 주변을 맴돌았다. 솔직히 말해, 위생 상태와 음식의 양, 그리고 맛까지 고려했을 때, 이곳은 ‘맛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고 느껴졌다. 더구나 식사를 마친 후, 직원들은 우리가 겪었던 불편함이나 음식에 대한 피드백보다는 메주, 간장, 된장 등 판매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식사는 빨리 마치고 나가서 다른 것을 사주길 바라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곳은 방송에 나온 것처럼 42명의 단체 손님은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알림표시판에는 500명 동시 식사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지만, 그것은 단순한 허세나 과장에 불과했다. 좁은 의자 간격 때문에 음식을 가지러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과 부딪힐 뻔했고, 개인 접시를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이 식당은 ‘혼밥하기 좋은 곳’과는 거리가 멀었다. 1인 메뉴가 없을뿐더러, 좁고 불편한 좌석, 그리고 무엇보다 위생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가 되지 않은 점은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가성비’라는 단어도 떠올리기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화장실 이용 시에는 식당 내부 화장실보다는 외부에 있는 주차장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어쩌면 식당 내부 위생 상태에 대한 스스로의 반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방송에 소개된 맛집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나처럼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통하는 곳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식당 방문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 다음에는 더욱 신중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이곳을 선택하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혼밥 성공과는 거리가 먼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