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성지, 부산 중구에서 만난 인생 밀면 맛집

오늘도 어김없이 혼밥이다. 혼밥 경력만 어언 10년, 이젠 혼자 밥 먹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 오늘은 왠지 시원한 게 당겨서,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부산 중구의 한 밀면집으로 향했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중구밀면’, 과연 혼밥하기에도 괜찮을까?

영주터널 회차 부근,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이 곳은 한눈에 봐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기사식당이었다.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중구기사식당”이라고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숨겨진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외관! 주차는 역시나 쉽지 않아 보였다. 다들 알아서 갓길에 요령껏 주차하는 눈치였다. 뭐, 나야 뚜벅이니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6개 정도?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 다행히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남아있어서 냉큼 자리를 잡았다. 혼자 온 손님도 몇몇 눈에 띄는 걸 보니, 혼밥 레벨은 ‘매우 쉬움’으로 판정! 어색함 없이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다. 메뉴는 단촐하게 물밀면, 비빔면, 곱빼기 세 가지. 고민할 필요 없이 물밀면을 주문했다. 가격은 8,000원. 예전에는 착한 가격이었다는데,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나보다.

중구기사식당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중구기사식당’ 간판.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밀면이 등장했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육수 위에 붉은 양념장, 삶은 계란 반쪽, 그리고 오이 몇 조각이 얹어져 있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궁금했던 양념장의 비주얼! 얼른 맛보고 싶어졌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양념장이 잘 섞이도록 했다. 면은 일반적인 밀면보다 살짝 굵은 느낌이었다. 쫄면 면발 같다는 후기도 있던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면을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첫 입에 느껴지는 건,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양념 맛! 양파를 많이 다져 넣은 듯, 양파 특유의 향과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혀가 아플 정도라는 후기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딱 좋았다. 마치 양념치킨 소스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중구밀면 물밀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물밀면의 비주얼! 양념장이 정말 궁금했다.

육수는 불투명한 색깔이었는데, 묘하게 한약재 향이 느껴졌다. 계피 향이 강하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은은하게 퍼지는 한약재 향이 밀면의 풍미를 더해주는 듯했다. 시원한 육수를 들이키니,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 살얼음이 동동 떠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면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었다. 너무 퍼지지도, 너무 억세지도 않은 딱 적당한 익힘 정도! 면을 후루룩 삼키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밀면의 풍미가 정말 좋았다. 면발이 굵어서 소화가 잘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함께 나온 식초와 겨자를 살짝 넣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식초의 새콤함과 겨자의 톡 쏘는 맛이 더해지니, 밀면의 맛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 특히 겨자를 듬뿍 넣어 먹으니, 코끝이 찡해지는 짜릿함이 정말 좋았다.

물밀면 근접샷
달콤한 양념장, 쫄깃한 면발, 시원한 육수의 조화! 혼자 먹기에도 부담 없는 맛!

밀면을 먹는 동안,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왔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손님, 둘이 온 손님,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손님들이 밀면을 즐기고 있었다. 다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만 맛있는 게 아니었구나!

어느새 밀면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육수까지 남김없이 싹 비우니, 정말 든든했다. 다른 밀면집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맛! 왜 이 곳이 부산 중구의 밀면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양념장, 계란, 오이
붉은 양념장, 삶은 계란, 오이의 조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중구밀면’,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맛도 훌륭한 곳이었다. 특히 독특한 양념 맛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다만, 주차가 조금 불편하고,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아, 그리고 4월부터 10월까지만 영업한다고 하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맛있는 밀면 한 그릇으로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산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주저 말고 ‘중구밀면’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이니까. 다음에는 비빔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재방문 의사 100%!

젓가락으로 밀면 들기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쫄깃한 면발이 정말 최고다.
중구기사식당 외관
찾기 쉽도록 외관 사진도 찰칵!
분주한 주방
점심시간이라 분주한 주방의 모습. 맛있는 밀면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테이블 세팅
테이블에는 식초, 겨자, 가위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온육수
아쉽게도 온육수는 제공되지 않는다.
비빔면
다음에는 비빔면도 꼭 먹어봐야지!
클리어샷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메뉴판
메뉴는 단촐하게 물밀면, 비빔면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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