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센치해지는 금요일 저녁.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혼자 덩그러니 밥 먹기는 싫고, 그렇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는 더 싫었다. 이럴 땐 맛있는 안주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딱인데… 번뜩, 친구가 추천해줬던 안주가라는 술집이 떠올랐다. 이름부터가 안주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곳. 그래, 오늘 저녁은 여기서 혼술이다! 안산 성포동에 이런 맛집이 숨어 있었다니!
솔직히 처음엔 조금 망설였다. 술집은 왠지 여러 명이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분위기일 것 같고, 혼자 가면 괜히 눈치 보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은 혼자 온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운터 석은 없었지만, 구석진 자리에 자리를 잡으니 혼자만의 아지트 같은 느낌도 들었다. 혼밥, 혼술 레벨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순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안주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퓨전 한식 요리부터 전통적인 안주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가장 눈에 띄는 ‘항정 숙회’와 ‘꼬막 육회’를 주문했다. 사실 혼자 와서 두 가지 메뉴를 시키는 게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안주가 맛있다는 후기를 너무 많이 봐서 포기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다양한 전통주 라인업을 보니, 술을 안 시킬 수가 없었다. 오늘은 제대로 즐겨보자!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항정 숙회가 나왔다. 뽀얀 수육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 옆에는 김치, 쌈무, 깻잎 장아찌 등 푸짐한 곁들임이 함께 나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최고였다. 특히 함께 나온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고소한 항정살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항정살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은 듯했지만, 워낙 맛있어서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항정 숙회를 몇 점 먹고 있으니, 이번에는 꼬막 육회가 나왔다. 꼬막과 육회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는 메뉴였다. 붉은 육회와 꼬막이 섞여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우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맛을 보니, 꼬막의 쫄깃함과 육회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양념은 감칠맛을 더했고, 신선한 채소는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특히 김에 싸 먹으니, 바다 향과 육회의 풍미가 어우러져 더욱 맛있었다. 꼬막 육회는 정말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맛있는 안주에 술이 빠질 수 없지. 다양한 전통주 중에서 고민하다가, 사장님께 추천받은 ‘느린마을 막걸리’를 주문했다. 부드러운 목넘김과 은은한 단맛이 일품인 막걸리였다. 항정 숙회 한 점에 막걸리 한 잔, 꼬막 육회 한 입에 막걸리 한 잔.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맛이었다. 혼자 술을 마시는 건 처음이었지만, 맛있는 안주와 술 덕분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혼자 오셨어요? 저희 가게는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편하게 드시고 가세요.” 사장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괜스레 마음이 놓였다. 그러면서 안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니, 사장님께서는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셨다. 알고 보니, 사장님은 오랫동안 요리만 해오신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안주 하나하나에 정성과 내공이 느껴졌다. 공산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드신다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안주와 술,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나는 나만의 공간에서 혼술을 만끽했다.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혼자라서 더 여유롭게 맛을 음미하고,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안주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던 수육과 바지락 국수도 정말 맛있어 보였다. 특히, 밤 10시가 넘으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적은 양의 안주도 판매한다고 하니, 늦은 시간에 혼자 와서 간단하게 한잔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쭈꾸미 덮밥도 점심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다시 한번 감동받았다. 안주가, 정말 나만 알고 싶은 성포동 맛집이다. 앞으로 종종 혼술이 생각날 때마다 방문해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혼자 즐기는 혼밥, 혼술은 나에게 온전한 휴식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종종 나를 위한 혼밥, 혼술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다음에는 꼭 다른 안주와 술을 맛봐야지! 안주가, 정말 내 인생 맛집으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