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점심시간, 동료 연구원들과 카톡방에서 뜨겁게 논의되었던 돼지국밥집으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올라오는 사진들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는 심정으로 이미지들을 분석하며 침샘을 자극받았다. 드디어 오늘, 그 실체를 확인하러 가는 날이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6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이미 만차였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고가도로 밑이나 골목, 심지어 공영주차장까지 주변에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주차 스트레스는 제로였다. 마치 실험을 위한 완벽한 환경 조성 같았다. 붉은 벽돌과 검은색, 흰색 벽면이 조화로운 외관이 눈에 띄었다. 벽에 기대어 세워진 자전거 한 대가 묘하게 힙스터 감성을 자극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만석. 역시 ‘아재픽은 항상 옳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인가.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금방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돼지머리국밥과 섞어국밥(순대+머리고기)을 주문했다. 메뉴판을 스캔해보니 돼지머리국밥, 순대만 국밥, 섞어국밥 모두 가격은 10,000원으로 동일했다. ‘술국 곱배기’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는데, 13,000원이면 넉넉한 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돼지머리 수육(20,000원)과 순대 한 접시(10,000원)도 다음 방문 때 꼭 ‘실험’해봐야 할 메뉴로 찜해두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는데,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치 미슐랭 레스토랑의 ‘K-국밥’ 버전이라고나 할까?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주문한 국밥이 나왔다.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반찬들이 정갈했다. 깍두기, 김치, 생양파, 마늘, 쌈장, 그리고 청양고추까지. 국밥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줄 조연들이었다.

드디어 국밥과의 첫 만남.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 뼈를 장시간 고아낸 듯한 육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풍부하게 녹아 있어 입술에 쩍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마치 고급 사골 육수를 마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국물 속에는 돼지머리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숟가락을 휘저을 때마다 큼지막한 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특히, 콜라겐 함량이 높은 껍데기 부분은 쫀득한 식감이 예술이었다. 1인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혼밥하기에도 부담이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본격적으로 ‘실험’을 시작해볼까. 먼저, 밥을 국물에 말아 깍두기를 올려 먹어봤다. 아삭한 깍두기의 식감과 시원한 맛이 국밥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깍두기에는 락토바실러스균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치 역시 훌륭했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유산균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국밥과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이번에는 쌈장에 생마늘을 찍어 국밥과 함께 먹어봤다. 알싸한 마늘의 향이 국밥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줬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은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하여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청양고추도 빼놓을 수 없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했다. 매운맛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국밥을 먹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라고 한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영업시간이 안내되어 있었는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며, 마지막 주문은 오후 7시 30분까지였다.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이니 방문 시 참고해야 한다. 또한, 당일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고 하니, 늦은 시간에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카운터에 ‘세계 1위 돼지찜’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돼지찜은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국밥 맛으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분명 훌륭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음 방문 때는 반드시 돼지찜을 ‘실험’해봐야겠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친절한 직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물은 셀프였지만, 요청드리니 친절하게 가져다주셨다. 서비스도 맛만큼이나 훌륭했다.

식당 문을 나서면서, 오늘 ‘구미’에서 찾은 돼지국밥 ‘맛집’ 실험은 성공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잡내 없이 깔끔하고 깊은 맛의 국물, 푸짐한 양의 돼지머리고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밥맛이 너무 좋았는데, 아마도 좋은 쌀을 사용하시는 듯했다. 탄수화물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이므로, 맛있는 밥은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다. 국밥 한 그릇에 10,000원이면 서울 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맛과 양, 그리고 서비스 качество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방문 의사는 200%다. 다음에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방문하여 돼지찜과 수육을 ‘실험’해볼 예정이다. 그 ‘실험’ 결과도 조만간 공유하겠다.

오늘 ‘종로’에서 맛본 돼지국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었다. 재료의 신선도, 조리 방법, 영양 성분, 그리고 맛의 상관관계까지 모든 것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미식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