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예상치 못한 맛집 발견에 있지 않을까. 이번 영주행 역시 그랬다. 부석사를 향하던 길, 꼬르륵 울리는 배꼽시계에 이끌려 우연히 발견한 “두부마을”은 내게 잊지 못할 한 끼를 선사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조차 살짝 망설였던 두부 전문점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그런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따뜻한 분위기와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가 나를 반겼다. 오늘은 영주에서 찾은 맛집, 두부마을에서의 혼밥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하게 퍼지는 청국장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10년 전, 그러니까 대학생 때 친구들과 엠티 갔다가 끓여 먹었던 그 냄새와는 차원이 달랐다. 쿰쿰함은 덜하고 구수함이 훨씬 짙은, 마치 할머니가 직접 띄운 듯한 깊은 향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기도 전에 청국장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했고, 혼자 조용히 식사하는 손님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혼밥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순두부찌개, 비빔밥, 제육볶음 등 익숙한 메뉴부터 부석태 콩 두부구이, 두부전골 같은 특별한 메뉴까지. 고민 끝에 나는 청국장과 함께 콩비지 샐러드가 포함된 정식을 주문했다.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랄까.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작은 강냉이 한 봉지를 가져다주셨다. 식사 전에 즐기는 소소한 간식이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청국장을 중심으로, 형형색색의 밑반찬들이 마치 꽃처럼 테이블을 장식했다. 콩비지로 만든 샐러드는 처음 보는 비주얼이었는데,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젓가락을 들기 전, 사진부터 찍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완벽한 비주얼이었다.

가장 먼저 청국장부터 맛봤다. 숟가락으로 한 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하고 깊은 콩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짜지 않고 슴슴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콩알은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묘했다. 밥에 쓱쓱 비벼 김에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콩비지 샐러드는 의외의 발견이었다. 콩비지의 고소함과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다른 반찬들도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풍성한 맛을 내는 비법이 궁금해졌다.

옆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손님들이 돈가스를 시켜 먹고 있었다. 돈가스 소스에 순두부가 들어간 특이한 조합이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이었다.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듯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함에 계속 감동했다. 반찬이 떨어지면 알아서 채워주시고, 필요한 건 없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주셨다. 혼자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집에 온 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결국 밥 한 공기를 더 시켜 뚝배기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만족감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좋은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혼자서도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장님께서는 “저희 두부마을은 국산 토종콩인 부석태만을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어요. 그래서인지 청국장 맛이 남다르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라고 말씀하셨다. 역시 좋은 재료가 좋은 맛을 내는 법이다.
두부마을은 2대째 30년 전통을 이어오는 백년가게라고 한다. 어쩐지, 음식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과 정성이 예사롭지 않았다. 영주 부석태 요리 전문점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게는 2층에 위치해 있었고, 건물 뒤편에는 넓은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도 편리했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성이 좋아 보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들도 분명 좋아하실 만한 건강하고 맛있는 밥집이었다.
두부마을에서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따뜻한 밥 한 끼가 주는 위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영주 여행 중 뜻밖의 맛집을 발견한 기쁨을 안고, 나는 다시 부석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 다음 영주 여행 때도 두부마을은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칼칼하다는 두부전골의 맛이 궁금하다.

아, 그리고 임산부에게는 식사 메뉴 한 가지가 무료라고 하니, 임신하신 분들은 꼭 혜택을 챙기시길!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두부마을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영주의 하늘은 더욱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영주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영주를 방문하여 두부마을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다. 그때까지 두부마을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