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이 그리워지는 날, 문득 김해로 향하는 발걸음을 떼었다. 낯선 도시의 하늘 아래, 숨겨진 보석 같은 밥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서였다. 간판조차 없는,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그곳은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허름한 듯 정겨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에서 보았던 그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담벼락집’ 혹은 ‘담뱃집’이라 불린다는 이곳은, 간판 대신 입소문으로 그 명맥을 이어왔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였을까, 다행히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소박한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시는 작은 식당은,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뉴판은 따로 없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할아버지께서는 능숙한 손길로 밥상을 차려주셨다. 잠시 후, 눈앞에는 놀라울 정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쌀밥, 따뜻한 국과 찌개, 그리고 정갈하게 담긴 10여 가지의 반찬들. 과 에서 보았던 그 풍성한 밥상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듯했다.
가장 먼저 숟가락을 든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이었다. 한 입 맛보니, 지금까지 먹어본 쌀 중에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밥맛이 훌륭했다. 갓 지은 밥 특유의 향긋함과 쫀득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이 밥만으로도 5천 원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짜지 않고 삼삼한 간은, 마치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밥과 같은 맛이었다. 와 에서 보았던 다양한 반찬들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지만 맛 또한 훌륭했다. 특히, 슴슴하게 무쳐낸 나물과, 적당히 익은 김치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와 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1인당 제공되는 찌개였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찌개는, 보기만 해도 속이 따뜻해지는 듯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이 좋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할아버지께서는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셨다. 무뚝뚝한 듯 보이지만,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츤데레 스타일이셨다. 처럼, 뜨거운 찌개가 담긴 뚝배기를 들고 서빙하시는 모습은, 연륜이 느껴지는 동시에 존경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숭늉이 나왔다.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니, 속이 편안해지는 듯했다.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카드는 받지 않으셨다.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간판도 없이, 낡고 허름한 모습이었지만, 이곳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푸근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에서 보았던 밥과 계란후라이처럼, 소박하지만 정겨운 이곳은, 내 마음속의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김해공항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화려하고 세련된 맛집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힐링’이 될 것이다. 5천 원으로 맛보는 행복,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숭늉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듯했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밥을 먹고 돌아오던 날처럼 마음이 푸근했다. 다음에는 아저씨들이 많이 시켜 먹는다는 비빔밥에도 도전해봐야겠다. 김해 ‘지역명’의 숨겨진 ‘맛집’, 간판 없는 정식집에서 맛본 따뜻한 집밥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