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간이 맞아,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제격인 시원한 모밀! 망원동 일대에서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마포즉석모밀촌”으로 향했다. 희우정로77, 108호에 위치한 아이파크상가동으로 이전했다는 정보를 입수, 헤매지 않고 단번에 찾아갈 수 있었다.
가게 외관은 수수했지만, 왠지 모를 내공이 느껴졌다.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마포즉석모밀촌”이라는 상호가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전화번호가 작게 표시되어 있었다. 가게 유리창에는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리는 듯한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이곳이 모밀 전문점임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에, 식사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자리에 앉기 전,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먼저 해야 했다. 메뉴는 모밀 냉소바, 비빔 막국수, 온면 등 다양한 면 요리를 판매하고 있었고, 가격은 8천 원으로 인상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6천 원이었다는데, 물가 상승의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나 보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콩(국내산), 쌀(국내산), 배추김치(중국산), 돼지고기(국내산)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있었다.
고심 끝에, 나는 ‘모밀 냉소바’를 선택했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모밀 냉소바는, 더위에 지친 나의 미각을 되살려줄 것만 같았다. 동료들은 각각 비빔 막국수와 온면을 주문했다. 주문 후, 우리는 셀프 코너에서 반찬을 가져왔다. 반찬은 단무지와 열무김치, 다진 무, 잘게 썰린 대파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열무김치는, 젖산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특유의 시큼한 향이 코를 찔렀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밀 냉소바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모밀 냉소바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면 위에는 김 가루와 무즙, 그리고 살얼음이 동동 떠 있었다. 츠유는 따로 제공되었는데, 살짝 밋밋한 느낌이었다. 지난번 우동 전문점에서 맛보았던 츠유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츠유에 담갔다. 면은 적당히 삶아져 쫄깃한 식감을 자랑했다. 한 입 맛보니, 메밀의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츠유는 간장, 미림, 다시마, 가쓰오부시 등으로 만들어졌을 텐데, 감칠맛은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면의 퀄리티는 훌륭했다. 글루텐 함량이 낮은 메밀면은, 특유의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함께 제공된 열무김치는, 훌륭한 조연 역할을 했다. 젖산 발효로 인해 생성된 유기산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줬다. 특히 글루탐산나트륨(MSG)이 첨가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돋보였다. 단무지는 평범한 맛이었지만,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모밀 냉소바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다진 무와 대파를 츠유에 넣어 맛을 더했다. 다진 무는 시원한 청량감을 더해주었고, 대파는 알싸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특히 대파에 함유된 알리신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항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료가 주문한 비빔 막국수도 맛을 보았다. 쫄면을 연상시키는 새콤달콤한 양념장이 인상적이었다. 캡사이신 성분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했다. 특히 고추장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지방 연소를 돕는 효과가 있다. 면은 역시 쫄깃했고, 야채의 아삭한 식감도 좋았다.
또 다른 동료가 주문한 온면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국물은, 깊고 풍부한 감칠맛을 자랑했다. 면은 냉소바와 마찬가지로 쫄깃했고, 김 가루와 유부 고명이 맛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마포즉석모밀촌의 음식은 훌륭했다. 특히 면의 퀄리티는, 다른 모밀 전문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츠유나 양념장의 맛은 살짝 아쉬웠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1인 1식 주문 시 면 사리를 무한 리필해 준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워낙 양이 많아서, 리필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옆 테이블 손님들을 보니, 곱빼기로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위대한 자들의 위장 크기는 역시나 경이롭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배가 든든했다. 망원한강공원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식후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우리는 잠시 한강변을 걸으며, 소화를 시켰다. 강바람을 쐬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마포즉석모밀촌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맛집이었다. 면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모밀 냉소바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는 아니고, 츠유의 감칠맛은 살짝 아쉬웠지만, 면의 퀄리티와 푸짐한 양,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에는 비빔 막국수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총점: 4.0/5.0*
*장점:*
– 저렴한 가격
– 푸짐한 양
– 쫄깃한 면발
– 망원한강공원 근처 위치
*단점:*
– 츠유 맛이 다소 밋밋함
– 주차 공간 협소
– 대중교통 접근성 다소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