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만난 고향의 맛, 할머니 학화 호두과자 본점에서 보낸 따뜻한 시간

아이고, 참말로 손맛이 느껴지는 글씨를 써 내려가 보려고 합니다. 요즘말로 ‘맛집’이라고들 하더구먼요. 하지만 제게는 그저 맛있는 집이 아니라, 먼 길 떠나온 나그네의 마음을 편안하게 녹여주는 고향집 같은 곳이었어요. 바로 충청도 천안에 자리한 ‘할머니 학화 호두과자 본점’ 이야기랍니다.

아침 일찍부터 푹푹 찌는 여름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이미 할머니 품처럼 포근한 기운을 안고 천안으로 향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길, 문득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장터 구경 나섰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때도 저 붉은색 체크무늬 상자를 보면 그렇게 설레던 기억이 말이지요.

붉은색 체크무늬가 돋보이는 할머니 학화 호두과자 상자
정겨운 붉은색 체크무늬 상자는 보자마자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본점 앞은 정말이지 북적북적했습니다. 마치 명절 대목 같은 풍경이었죠.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보니, ‘아, 이게 정말 인기 있는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은 조급하지 않았어요.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정겹게 느껴졌으니까요.

제가 제일 기대했던 건 바로 ‘버터 쫀득 호두과자’였어요. 후기들을 보니 이게 아주 특별하다고 하더라고요. 딱 봐도 겉은 바삭해 보이는데, 속에는 부드러운 버터 크림이 가득 차 있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입에서 스르륵 녹는 맛일 게 분명했죠. 기대감을 안고 주문했습니다.

버터가 큼지막하게 들어있는 호두과자
겉바속쫀득의 정석, 버터 쫀득 호두과자는 그 자태부터 남달랐습니다.
버터 쫀득 호두과자 클로즈업
큼지막한 호두와 부드러운 버터 크림의 조화가 환상적입니다.

따뜻한 호두과자 한 알을 집어 들고, 함께 제공된 팥 연유 소스에 살짝 찍어 한 입 베어 물었죠. 아이고, 이거야말로 천상의 맛이네요! 겉은 갓 구워져 나와서 그런지 살짝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고, 속은 팥 앙금과 버터 크림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어요. 퍽퍽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마치 어릴 적 엄마가 몰래 간식으로 주시던 그 맛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지는 기분이었어요.

호두과자 반으로 가른 모습
부드러운 버터 크림과 팥 앙금이 꽉 찬 속이 눈으로도 먹음직스럽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정말 특별한 메뉴들이 많았어요. ‘살앙’이라는 이름의 호두과자는 상큼한 건살구와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 그리고 달콤한 팥 앙금이 어우러진 맛인데, 이게 또 기가 막히더라고요. 새콤달콤한 살구가 톡톡 터지는 느낌이 마치 봄날의 햇살 같았습니다. 곶감과 크림치즈의 조합이 연상되기도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조합인데도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다니, 역시 할머니의 손맛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살앙 with 리코타 호두과자 상자
톡톡 터지는 살구와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의 조화, 살앙 호두과자입니다.

또, ‘호절미’라고 불리는 호두과자는 쑥 인절미가 들어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맛봤는데, 쑥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쫄깃한 인절미의 식감이 팥 앙금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습니다. 쑥떡의 구수함과 호두과자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맛이었어요. 꼬꼬마 시절부터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쑥떡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가격도 정말 착했어요.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군요. 6알이 들어있는 버터 쫀득 호두과자 한 봉지가 5천원인데, 팥 연유 소스까지 함께 주니 이건 뭐, 말 그대로 ‘혜자’롭다고 할 수 있죠. 30알이 들어있는 상자는 12,000원 정도니, 선물용으로도 부담 없이 두둑하게 챙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곳을 방문할 때 ‘주차’는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갓길에 잠시 세우고 부랴부랴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잠깐의 불편함도, 갓 나온 따뜻한 호두과자 한 입이면 사르르 녹아내릴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앙버터’나 ‘슈톨렌’, ‘육포’ 등등, 정말이지 먹어보고 싶은 메뉴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특히 슈톨렌 호두과자는 말린 과일의 향긋함과 달콤함, 그리고 무화과의 씹는 맛이 어우러져 겨울철 디저트로 딱이라고 하니, 다음에 또 천안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맛봐야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요새는 워낙 맛있는 디저트 가게가 많아서 ‘특별하다’고 느낄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곳, 할머니 학화 호두과자 본점은 그런 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단순한 호두과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추억, 그리고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한 입, 한 입 맛볼 때마다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에 들러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을 받는 듯한 그런 기분이랄까요. 복잡한 세상사 잠시 잊고, 오롯이 맛있는 음식에 집중하며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천안에 가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그곳에서 맛보는 호두과자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가슴속 깊이 따뜻한 추억과 행복을 선사해 줄 거예요. 제 마음속 영원한 고향집 같은 곳, 할머니 학화 호두과자 본점에서의 경험은 두고두고 제 삶의 작은 행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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