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밥집, 싱싱한 제철 해산물과 정갈한 반찬에 감탄!

점심시간, 늘 그렇듯 짧은 시간에 허기를 달래야 하는 바쁜 직장인에게 맛집 탐방은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나 회사 근처에서 벗어나려면 몇 군데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 허들을 넘고 제대로 된 한 끼를 맛보러 나섰다. 홍어거리 인근에 있다는 이곳, 아침 7시부터 문을 연다는 말에 사실 조금 놀랐지만, 연세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에도 좋겠다는 리뷰를 보고는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주차 공간은 넉넉하지 않아 보였다. 4~5대 정도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식당 바로 앞에 있었는데, 점심시간에는 꽤나 치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오늘은 조금 이른 시간이라 자리가 있었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왠지 모를 정갈함이 느껴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푸짐한 매운탕 뚝배기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매운탕의 먹음직스러운 모습. 얼큰해 보이는 국물과 싱싱한 재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뉴판을 쓱 훑어보는데, 역시나 이곳은 ‘정식’ 메뉴가 메인인 듯했다. 여러 리뷰에서 ‘가정백반정식’을 언급하며 칭찬이 자자했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점이 살짝 걸렸지만, 3명이 가도 2인분 정식을 시켜야 한다는 말에 처음엔 좀 그랬다는 후기가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음식들을 보고는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 다양한 밑반찬과 생선구이가 돋보인다.
상다리 부러질 듯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눈으로 먼저 즐기는 맛이 따로 없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거대한 쟁반 하나에 담겨 나온 수십 가지의 반찬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간장게장, 자반무침, 감태무침, 도라지, 브로콜리, 콩나물, 멸치볶음 두 종류, 젓갈, 표고버섯 볶음, 배추김치, 김, 참나물, 그리고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 반 토막까지.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나온다. 2명이 가든 4명이 가든 반찬의 양은 비슷하다는 말에 순간 ‘에이, 2인분이 4인분 양으로 나올 리가’라고 생각했지만, 나오는 순간 모든 의심은 사라졌다. 물론 메인 요리가 나오는 건 아니니, 2인분이 4인분 양처럼 나올 수는 없겠지만, 2인 기준으로도 충분히 푸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종류의 나물과 볶음, 젓갈 등이 담긴 작은 접시들
다채로운 색감의 반찬들이 보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했다.

특히 반찬 하나하나의 맛이 정말 좋았다.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에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렸다. 갓 무쳐낸 듯 신선한 나물들은 입안 가득 봄의 향기를 선사했고, 짭조름한 젓갈과 자반무침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밥 한 숟가락에 멸치볶음이나 김을 싸 먹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을 정도였다.

새하얀 조개살과 부드러운 두부가 들어간 맑은 탕
점심 정식에 함께 나온 바지락탕.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메인 요리로는 조기 매운탕을 주문했다. 매운탕이라고 해서 흔히 떠올리는 얼큰하고 진한 국물을 생각했는데, 이곳의 조기 매운탕은 좀 더 맑고 시원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시원함 속에 조기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큼지막한 조기 토막이 통째로 들어가 있었는데, 살이 어찌나 부드럽고 담백한지. 비린 맛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매운탕 특유의 칼칼함보다는 깔끔하게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다. 굴이 들어간 얼갈이 배추 된장국도 함께 나왔는데, 이것 또한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밥을 잊고 반찬만으로도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게 내부에 놓인 화분들, 정성껏 가꾸어진 모습
식당 곳곳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화분들. 사장님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정말 깔끔했다. 테이블 위생은 물론이고, 화장실까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 비데까지 설치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곳곳에 놓인 화분들 역시 어찌나 싱그럽고 정성껏 가꿔졌는지, 마치 작은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렇게 부지런하고 깔끔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곳은 정말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옆 테이블에서 묵은지를 찾자 바로 가져다주는 모습도 봤는데, 손님들의 니즈를 세심하게 챙기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전체적으로 차려진 식사 모습, 밥과 국, 그리고 메인 반찬과 여러 밑반찬
맛깔스러운 반찬들과 함께 나온 밥과 국. 든든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역시나 회전율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정성을 생각하면 기다림도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다만, 정말 배가 고프거나 많이 먹고 싶다면, 두 명씩 따로 앉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반찬 구성이 훌륭해서, 곁들여 먹을 것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였다. 특히 가정식 백반처럼 정갈하고 맛있는 반찬들은 집밥이 그리울 때 생각날 것 같았다. 조기 매운탕 역시 신선한 해산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깔끔한 가게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을 보냈다. 동료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 와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면, 이곳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즐기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밥이 사라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괜찮았던 정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