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출장, 혼자 떠나는 여행. 늘 그렇듯 낯선 도시에서의 혼밥은 숙제와 같다. 오늘은 또 어디서 뭘 먹어야 제대로 ‘혼밥’ 했다고 소문이 날까? 폭풍 검색 끝에 레이더망에 걸린 곳은 바로 진주 자유시장 옆 골목에 숨어 있다는 ‘억조식당’. 유튜브에서 진주의 숨겨진 보물이라고 칭송하는 영상을 봤던 기억이 스쳤다. 게다가 가격도 착하다니, 이 얼마나 완벽한 혼밥 코스인가!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억조식당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도착했지만, 좁은 골목길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식당 외관에 살짝 당황했다. ‘제대로 찾아온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간판도 희미하고, 가게는 작고, 손님도 별로 없어 보이는 것이, 첫인상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가게 문에 붙은 ‘제육볶음’, ‘갈치조림’을 알리는 붉은 글씨 스티커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곳에 숨겨진 보물이 있는 법! 용기를 내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더 소박했다. 테이블 몇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 혼자 온 나를 사장님은 어색함 없이 맞아주셨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정말 착하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5,000원이라니! “사장님, 알탕 하나 주세요!” 알탕을 주문하고 가게를 둘러보니, 벽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원산지 표시판이 붙어 있었다. 쌀, 배추, 고춧가루, 돼지고기 모두 국내산! 믿음이 갔다. 냉장고 안에는 참이슬과 부산 갈매기 소주가 시원하게 보관되어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혼자 왔지만, 왠지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분위기였다.
주문 후, 사장님 혼자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모습이 보였다. 작은 가게라 그런지, 음식 나오는 속도는 조금 느긋한 편.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가게 곳곳에 붙어 있는 정겨운 사진들과 낙서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왠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벽에 붙은 사진 중에는 젊은 시절의 임영웅 사진도 붙어있어 괜히 반가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탕이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알탕 못지않게 푸짐한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쟁반 위에 빼곡하게 놓인 반찬 가짓수가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멸치볶음, 김치, 콩나물무침, 고구마줄기볶음, 깻잎 장아찌, 호박볶음 등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집밥 스타일의 반찬들이었다. 특히,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고구마줄기볶음은 정말 꿀맛이었다. 할머니가 해주신 듯한 정겨운 맛이랄까.

드디어 알탕 차례! 뚝배기 안에는 알과 곤이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국물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이는 붉은색. 후루룩 한 입 맛보니,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 알도 신선하고 쫄깃쫄깃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반찬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꼈다. 사장님의 친절함과 푸짐한 인심 덕분이었을까. 가격도 저렴한데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니, 정말 ‘혜자’스러운 식당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카드 결제 시 추가금이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현금으로 계산하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억조식당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곳이었다. 진주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혼밥족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곳! 오늘도 혼밥 성공!
억조식당 혼밥 총평:
* 혼밥 난이도: 아주 쉬움. 혼자 오는 손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 1인분 주문: 당연히 가능. 찌개류는 1인분씩 주문 가능.
* 좌석: 테이블석만 있음. 혼자 앉아도 눈치 보이지 않음.
* 분위기: 시골 인심 가득한 푸근한 분위기. 정겨운 느낌.
* 맛: 집밥 스타일의 맛.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느낌.
* 가격: 매우 저렴. 가성비 최고.
* 총점: 5/5. 진주 혼밥족들의 성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듯.

찾아가는 길: 진주 자유시장 근처 골목에 위치.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근처 유료 주차장이나 진주시청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영업시간: 정확한 영업시간은 확인 필요.
팁:
* 혼자 방문해도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다.
* 카드 결제 시 추가금이 있으니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느긋하니, 시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사장님께 반찬 더 달라고 하면 푸짐하게 더 주신다.
* 알탕 외에 된장찌개, 김치찌개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